Thursday, September 10, 2026

탈지상화: 제노사이드의 건축 : Weizman, Eyal

Ungrounding: The Architecture of Genocide : Weizman, Eyal: Amazon.com.au: Books
Middle E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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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grounding: The Architecture of Genocide
by Eyal Weizman (Author) Format: Hardcover
4.9 4.9 out of 5 stars (24)

A devastating, meticulous account of the history of Israel's destruction of Gaza from an acclaimed architect and investigator

Eyal Weizman is one of the world's leading experts on the relationship between violence, conflict and the environment, both built and natural. As director of the organisation Forensic Architecture, he and his team of interdisciplinary researchers document acts of state crimes and human rights violations around the world. Since 2023, the group has worked to produce evidence for the International Court of Justice's genocide case against Israel.

In this revelatory new project, Weizman draws on that research to bring us on an eye-opening journey across time and into the 'deep cartography' of the area extending from Gaza's subterranean tunnels through to its militarised topography, its unique soil, settlements and barriers. He catalogues, in unflinching and forensic detail, the Israeli campaigns of violence and displacement that have reshaped the region in an effort to make Gaza and its surrounding areas unliveable. Taking us through the broader geographic and historical context, from the Nakba in 1948 to the present day, Ungrounding establishes that architectural and territorial analysis is key to understanding the relationship between coloniser and colonised - and how Israel's actions after 7 October escalated into violence so extreme and so far-reaching as to, Weizman argues, meet the definition of genocide.

Deeply informative and profoundly affecting in its scope and precision, and illustrated with dozens of original images, maps and diagrams, Ungrounding is an essential document of atrocity in our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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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e Author
Eyal Weizman is the founder and director of Forensic Architecture and Professor of Spatial and Visual Cultures at Goldsmiths, University of London, where, in 2005, he founded the Centre for Research Architecture. In 2007, with Sandi Hilal and Alessandro Petti, he established the architectural collective DAAR in Beit Sahour, Palestine.

He is the author of numerous books, including Hollow Land, The Least of all Possible Evils, Investigative Aesthetics, The Roundabout Revolutions, The Conflict Shoreline, Forensis and Forensic Architecture: Violence at the Threshold of Detectability. In 2019 he was elected Life Fellow of the British Academy. In 2020 he received a MBE for services to architecture. He was the recipient of the London Design Award (2021) and the Mark Cousins Theory Award (2024). Forensic Architecture is the recipient of the Right Livelihood Award, a Peabody Award for interactive media, the European Cultural Foundation Award for Culture and the RIBA Charles Jencks Award.

Eyal graduated with a degree in architecture from the Architectural Association in 1998 and received his PhD in 2006 from the London Consortium at Birkbeck, University of 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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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grounding: The Architecture of Genocide
Ungrounding: The Architecture of Genoc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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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r ‏ : ‎ Fern Press
Publication date ‏ : ‎ 19 May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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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anaqueando
5.0 out of 5 stars A powerful, unsettling study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on 30 July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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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powerful, unsettling study--though sometimes more prosecutorial than analytical

_Ungrounding_ is a forceful and often haunting account of how Palestinian dispossession was carried out not only through military conquest, but through transformations of the land itself: villages demolished, orchards and cemeteries ploughed over, Arabic place names replaced, maps redrawn, and new agricultural settlements used to make a recently imposed political geography appear natural and permanent. Its central insight--that soil, cultivation, cartography, and infrastructure can become instruments of erasure--is both original and illuminating.

The discussion of Nirim is especially disturbing. The book traces the kibbutz's movement from its original site at Dangour to land associated with the depopulated village of Maʿin Abu Sitta, while the former site became the military outpost where Israeli soldiers raped and murdered an unnamed Palestinian girl in 1949. Knowing that the relocated Nirim was itself attacked on October 7, 2023 creates a haunting historical resonance. The book does not make terrorist violence against later innocent Israeli civilians just or deserved; rather, it reveals how later atrocities occurred within a border landscape already shaped by expulsion, concealed violence, and unresolved memory. That history helps explain the symbolic weight of these places without excusing attacks on innocent people--or Israel's subsequent collective punishment of Gaza.

The book is openly political, and at times its prosecutorial style makes me wish it distinguished more carefully between what the archival record directly establishes and what the author infers from it. Some claims would benefit from fuller treatment of competing interpretations, and readers should consult the notes rather than accepting every rhetorical formulation uncritically. Its strongest documented examples demand engagement.

This is not a neutral overview of the conflict, nor does it pretend to be. It is a compelling investigation of how conquest becomes embedded in landscapes--and how attempts to erase history can leave that history powerfully pres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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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
5.0 out of 5 stars Greatest
Reviewed in the United Kingdom on 11 June 2026
Format: HardcoverVerified Purchase
Great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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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yssa Adrakta
5.0 out of 5 stars Essential reading
Reviewed in Germany on 20 July 2026
Format: HardcoverVerified Purchase
Essential reading! How genocide the is unfollding through the decad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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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
5.0 out of 5 stars A must read
Reviewed in the United Kingdom on 1 June 2026
Format: HardcoverVerified Purchase
Amazing book. A must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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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US
5.0 out of 5 stars Ungrounding
Reviewed in the United States on 25 August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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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celente calidad y rapide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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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지상화: 제노사이드의 건축> 요약 및 평론

<서론: 공간, 토양, 그리고 제노사이드의 물질성> 에얄 바에즈만(Eyal Weizman)의 저서 <탈지상화: 제노사이드의 건축(Ungrounding: The Architecture of Genocide)>은 2023년 10월 이후 가자 지구에서 벌어진 미증유의 참상을 건축학, 환경 생태학, 그리고 정착민 식민주의의 지형학적 연속성 속에서 해부한 저작이다. 표지 이미지에 드러난 거친 흙더미와 파헤쳐진 지층의 단면이 암시하듯, 이 책은 추상적인 국제정치 담론이나 법리적 통계를 넘어 지표면의 물질성 그 자체를 제노사이드의 결정적 증거이자 실행 기제로 다룬다. 바에즈만은 대표작 <텅 빈 땅: 이스라엘 점령의 건축(Hollow Land)>에서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통제 매트릭스를 밝혀낸 지 20여 년 만에, 통제와 점령을 넘어 '완전한 절멸과 근거의 소거'로 치달은 시오니즘의 공간적 궤적을 이 책에 집대성한다.

<핵심 요약: 토양의 무기화와 기억의 평탄화>

바에즈만의 논의는 크게 세 가지 핵심 층위로 압축된다.

첫째, 환경과 토양의 무기화다. 바에즈만은 가자 지구를 둘러싼 폭력이 단순한 도시 폭격을 넘어선 생태적 재앙임을 규명한다. 가자 지구의 동부는 헤브론 지역에서 발원한 와디 가자(Wadi Gaza) 유역을 따라 비옥한 충적토가 퇴적되어 역사적으로 팔레스타인 베두인 농민들이 막대한 곡물을 수확하던 곡창지대였다. 1948년 나크바(Nakba) 당시 시오니즘 농업 계획자들은 이 비옥한 토양을 의도적으로 탈취하여 농업 정착촌(키부츠) 방어선을 구축하고 원주민의 귀환을 가로막았다. 2023년 발발한 전쟁에서 이스라엘 군부는 이 생태적 매트릭스를 살상 장치로 재가동했다. 강수량이 풍부하고 토양이 비옥한 동북부의 주민들을 물이 없고 메마른 서부 해안의 모래언덕과 비가 내리지 않는 남부 사막 경계선으로 강제 축출함으로써, 기후와 사막 지형 자체를 탈수와 기아를 유도하는 절멸의 도구로 무기화했다. 이는 과거 나미비아의 헤레로 제노사이드나 오스만 제국의 아르메니아 제노사이드에서 사막이 학살의 물리적 장소로 동원되었던 역사적 맥락과 정확히 일치한다.

둘째, '탈지상화(Ungrounding)'라는 존재론적 소거다. 저자가 주조한 신조어 <탈지상화>는 통상적인 도시 파괴를 넘어선다. 시리아나 우크라이나의 도시전에서는 건물이 무너져도 도로망과 토지의 윤곽, 즉 장소의 흔적이 잔존한다. 그러나 가자에서 자행된 파괴는 지표면을 갈아엎고 토사를 쌓아 올려 기존의 지형 자체를 달 표면(moonscape)과 같은 황무지로 변모시키는 전면적 평탄화다. 주민이 파괴된 고향으로 돌아왔을 때 자신의 집터가 어디였는지조차 식별할 수 없게 만드는 이 폭력은, 한 인간과 그가 속한 환경 사이의 물리적·기억적 유대를 완전히 절단하려는 의도적 전략이다. 장소에 뿌리내린 팔레스타인인의 정체성과 실존의 근거(ground) 자체를 허공에 띄워 박탈함으로써, 공동체로서의 민족을 뿌리째 뽑아내려는 공간적 제노사이드의 완성이 곧 탈지상화다.

셋째, '이스라엘성'이라는 특권의 폐기와 장기적 책임 추궁이다. 바에즈만은 유대인 우월주의에 기반한 이스라엘 사회의 기득권층으로 태어난 자신의 출생을 일종의 '삶의 짐'으로 받아들인다. 그는 이스라엘 여권이라는 이동의 특권을 팔레스타인 인권 단체들과의 연대와 현장 조사에 사용하되, 궁극적으로는 그 특권 체제 자체를 해체(undo)하는 데 투신한다. 그는 국제사법재판소(ICJ)와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즉각적인 살상을 멈추지 못한다는 무력감에 굴하지 않고, 포렌식 아키텍처가 축적한 정밀한 공간적 데이터가 미래의 탈식민화와 법적 처벌을 이끌어낼 비선형적 붕괴의 균열점이 될 것임을 천명한다.

<평론: 물질의 증언과 반식민주의적 공간학> <탈지상화: 제노사이드의 건축>은 시오니즘 정착민 식민주의를 바라보는 인식의 지평을 결정적으로 확장한 걸작이다.

이 책의 가장 뛰어난 성취는 '제노사이드'라는 국제법적·정치적 개념을 '물질적 공간'의 층위로 구체화한 데 있다. 기존 연구가 주로 군사적 명령, 이데올로기적 선언, 사망자 수치에 집중했다면, 바에즈만은 흙의 성분, 모래의 이동, 물줄기의 흐름, 불도저와 폭탄이 남긴 지형의 변형을 통해 제노사이드의 고의성을 입증한다. 2023년 10월 13일 발령된 '와디 가자 이남으로의 대피령'이 단순한 군사 전술이 아니라, 수자원과 토양의 격차를 이용해 인간을 생태적 한계선으로 밀어 넣은 정밀한 학살 기획이었음을 밝혀내는 대목은 건축적 지성이 도달할 수 있는 가장 예리한 비판적 성취를 보여준다.

나아가 바에즈만은 가자의 비극을 10월 7일 사건에 대한 이스라엘의 과잉 대응이라는 식의 '돌발적 단절'로 축소하려는 주류 서구 미디어의 프레임을 단호히 거부한다. 1948년 나크바 당시의 토지 박탈과 오늘날 가자의 지형 말살을 하나의 연속된 식민주의적 궤적으로 엮어냄으로써, 시오니즘의 근본적 환상이 원주민이 살아가던 땅을 비어 있는 사막으로 되돌리려는 공간적 폭력에 기반하고 있음을 폭로한다.

책의 표지가 웅변하듯, 이 책은 흙과 돌, 잔해라는 비인간 물질을 증언의 주체로 호명한다. 그것은 폐허 속에서 단순히 슬퍼하는 데 머물지 않고, 지표면에 새겨진 권력의 범죄를 과학적으로 해독하여 가해의 책임을 집요하게 묻는 하나의 무기다. 팔레스타인의 해방을 한순간의 정치적 협상이 아닌 장기적인 진실 투쟁으로 규정하는 바에즈만의 통찰은, 식민 폭력의 잔해 위에서 우리가 어떤 언어로 정의와 인간성을 회복해야 하는지를 준엄하게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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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얄 와이즈만, <Ungrounding: The Architecture of Genocide>

<언그라운딩: 제노사이드의 건축> — 1,000단어 요약·평론

에얄 와이즈만(Eyal Weizman)의 2026년 저서 <Ungrounding: The Architecture of Genocide>는 가자의 파괴를 단순히 전쟁에서 발생한 대규모 인명 피해나 건물 파괴로 설명하지 않는다. 그의 핵심 주장은 훨씬 더 공간적이고 역사적이다. 한 사회를 파괴한다는 것은 그 구성원을 죽이거나 추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람들이 오랫동안 살아온 집·농토·도로·마을·묘지·수원·지형과의 관계를 끊어버리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와이즈만은 이 과정을 ‘ungrounding’이라고 부른다. 직역하면 ‘땅에서 떼어냄’ 정도이지만, 책에서는 “사람에게서 그가 발 딛고 살아온 세계 자체를 빼앗는 것”이라는 더 넓은 뜻을 가진다.

2026년에 출간된 이 책은 416쪽이며, <The Earth-Storm>이라는 서론에 이어 제1부 <Soil>, 제2부 <Subsoil>, 제3부 <Ungrounding>, 그리고 결론에 해당하는 Coda로 구성되어 있다. 즉 땅의 표면에서 시작하여 지하로 내려간 뒤 다시 인간과 땅의 관계 전체가 파괴되는 과정을 추적하는 구조다.

1. 가자의 역사를 ‘땅’에서 읽는다

책은 1950년 8월의 매우 상징적인 장면으로 시작한다. 1948년 전쟁 이후 가자지구와 이스라엘 통제 지역 사이의 경계를 현장에서 정하는 과정에서 불도저가 아니라 한 대의 트랙터와 쟁기가 땅을 갈며 선을 그었다. 지도 위의 굵은 연필선이 실제 땅에서는 폭 수십~100미터에 이르는 경계가 되었고, 그 선은 과수원과 농지, 와디(wadi)를 가로질렀다. 농민들은 불과 몇 미터 차이로 자신들의 밭과 분리되었다.

와이즈만에게 이 사건은 사소한 국경 획정이 아니다. 권력이 지도 위의 선을 실제 자연 속에 새기는 순간이다.

그가 말하는 건축은 건물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국경선, 도로, 울타리, 검문소, 농경지, 정착촌, 군사기지, 지하터널까지 모두 ‘건축’이다. 다시 말해 공간을 조직하여 인간의 삶을 가능하게 하거나 불가능하게 만드는 모든 것이 건축이다.

이것은 그의 전작 <Hollow Land: Israel’s Architecture of Occupation>(<할로 랜드: 이스라엘 점령의 건축>)에서 발전시켜 온 생각이다. 그러나 <Ungrounding>에서는 분석의 초점이 ‘점령을 어떻게 공간적으로 관리하는가’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다.

“어떻게 한 사회가 살아갈 수 있는 공간 자체를 제거하는가?”가 새 질문이다.

2. <Soil>: 토양은 정치적이다

제1부 <Soil>에서 와이즈만은 가자와 네게브/나카브 지역의 토양, 강우량, 농업과 정착의 역사를 추적한다. 가자는 흔히 메마른 좁은 땅으로 상상되지만 실제로는 지중해의 모래와 헤브론 산지에서 내려오는 비옥한 토양이 만나는 곳이었다. Wadi Gaza 주변에는 오래전부터 농업공동체가 있었고, 팔레스타인 농민들은 물길을 관리하면서 밀·보리와 과수작물을 재배해 왔다.

이 점이 중요한 것은 시오니스트 정착계획 또한 토양을 면밀하게 조사했기 때문이다. 어느 지역에 물이 있는가, 어디가 비옥한가, 어느 곳이 농업정착촌에 적합한가가 식민적 공간계획의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따라서 와이즈만은 1948년 나크바를 단순한 주민의 ‘이동’으로 읽지 않는다. 사람들이 쫓겨난 자리에서 집과 마을이 사라지고, 토지 이용 형태가 바뀌며, 키부츠와 군사적 정착공간이 들어서는 일련의 환경적 변환으로 읽는다.

팔레스타인 난민 Salman Abu Sitta의 고향 al-Ma‘in이 대표적이다. 와이즈만과 Forensic Architecture는 오래된 사진과 증언, 지도 등을 이용해 사라진 마을을 디지털로 재구성했다. 그 자리에 오늘날 다른 공간체계가 들어선 사실은 “팔레스타인인들은 원래 이곳에 살지 않았다”는 식의 역사적 망각이 어떻게 공간적으로 만들어지는지를 보여준다.

즉 땅은 역사의 배경이 아니다. 땅 자체가 역사를 기억하는 기록물이다.

3. <Subsoil>: 가자의 지하세계

제2부 <Subsoil>은 가자의 터널을 다룬다. 여기서 와이즈만의 접근법은 특히 흥미롭다.

이스라엘의 담론에서 터널은 흔히 ‘테러의 지하망’으로 묘사된다. 와이즈만은 군사용 터널의 존재를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가자의 지하공간이 만들어진 역사 전체를 그것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봉쇄와 국경폐쇄가 강화되면서 지하는 사람과 물자, 생필품을 이동시키는 경제적·사회적 공간이 되었다.

그래서 지상과 지하는 서로 반대되는 세계가 된다.

지상에서는 감시가 이루어지고 이동이 통제된다.
지하에서는 그 통제를 우회하려는 길이 만들어진다.

Publishers Weekly도 이 책의 특징 가운데 하나로 가자 터널을 단순한 군사시설이 아니라 분리되고 봉쇄된 공동체가 연결되기 위해 만들어낸 기반시설의 역사 속에서 다시 해석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와이즈만이 여기서 보여주는 것은 식민적 권력이 공간을 지배하면 저항 역시 공간적인 형태를 취한다는 사실이다. 울타리를 만들면 터널이 생기고, 도로를 막으면 새로운 통로가 만들어진다.

따라서 ‘건축’은 억압의 기술이면서 동시에 생존과 저항의 기술이기도 하다.

4. <Ungrounding>: 건물을 파괴하는 것과 세계를 파괴하는 것은 다르다

제3부에서 책의 중심 개념이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와이즈만에게 일반적인 전쟁파괴와 ungrounding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전쟁에서 건물 하나가 무너지더라도 사람들은 잔해를 보고 “여기가 우리 집이었다”고 알아볼 수 있다. 도로와 광장, 우물과 나무가 남아 있으면 공동체의 기억은 장소에 붙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도시 전체를 불도저로 밀고 잔해와 흙을 뒤섞어 새로운 둔덕과 군사도로를 만들면 상황이 달라진다. 사람은 귀환하더라도 자신의 집이 어디 있었는지조차 찾기 어렵다.

와이즈만은 이것을 단순한 demolition, 즉 파괴보다 한 단계 심한 것으로 본다.

“장소의 기억을 파괴하는 것”이다.

2023년 이후 가자에서 그는 이러한 현상이 극단적인 형태로 진행되었다고 주장한다. 농지, 주거지, 도로, 병원뿐 아니라 토양 자체가 뒤집히고 잔해가 새로운 군사적 지형을 만드는 과정에 주목한다. 한 평론은 이를 ecocide, 즉 생태학적 파괴보다 더 넓은 개념이라고 평가한다. ungrounding의 목적은 땅을 사용할 수 없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람들이 그 장소를 알아볼 수 없도록 변형시키는 데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책 부제 <The Architecture of Genocide>의 의미다.

제노사이드에는 폭탄과 총만 있는 것이 아니다. 와이즈만의 주장에 따르면 bulldozer, 지도, 도로계획, 토양관리, 피난구역, 군사통로 역시 그 과정의 일부가 될 수 있다.

5. 1948년과 2023년을 하나의 역사로 연결한다

책에서 가장 강력하면서 가장 논쟁적인 주장은 1948년 나크바에서 2023년 이후 가자까지 이어지는 연속성이다.

와이즈만은 1948년의 추방, 가자 주변 정착촌 형성, 봉쇄, 서안지구의 공간분할, 그리고 현재의 가자 파괴를 개별적인 사건들로만 보지 않는다. 그것들을 팔레스타인 사회와 토지 사이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약화시키는 하나의 장기적 공간정치로 읽는다. 출판사 역시 이 책이 1948년 나크바에서 현재까지를 하나의 역사적·지리적 맥락 안에서 추적하며, 와이즈만 자신은 2023년 이후의 이스라엘 행동이 제노사이드의 정의에 해당한다고 논증한다고 책을 소개한다.

앞서 본 인터뷰에서 와이즈만이 “언제 제노사이드가 시작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 이유도 여기에 있다. 처음에는 2023년 10월 중순의 대규모 강제이동 명령을 결정적인 순간으로 보았지만, 연구를 진행하면서 1948년부터 이어진 공간적 변화가 현재의 상황 안에 다시 나타난다고 보게 되었다.

6. Forensic Architecture ― 파괴된 공간을 다시 증거로 만든다

이 책의 가장 독창적인 면은 저자의 정치적 주장보다 방법론에 있다.

와이즈만이 만든 Forensic Architecture는 위성사진, 휴대전화 영상, 건축도면, 증언, 그림자, 음향, 지형 등을 결합하여 사건이 발생한 공간을 재구성한다.

전쟁범죄 수사는 흔히 “누가 무엇을 보았는가”라는 증언에 의존한다. 그러나 극도의 폭력 속에서 기억은 단절될 수 있다. 이들은 3D 모델과 옛 사진 등을 보여주면서 증인이 공간 속에서 자신의 기억을 다시 찾도록 하는 ‘situated testimony’를 활용한다. Publishers Weekly가 이 책의 가장 강렬한 부분으로 지적한 것도 이러한 공간적 증언 방식이다.

여기에는 중요한 역설이 있다.

건축이 억압의 도구가 될 수 있지만, 건축적 지식은 그 억압을 증명하는 도구도 될 수 있다.

7. 평론 ― 이 책의 힘과 한계

<Ungrounding>의 가장 큰 장점은 팔레스타인 문제를 ‘영토분쟁’이라는 추상적인 말에서 구체적인 인간 생활의 차원으로 끌어내린다는 데 있다.

“누가 이 땅의 주인인가?”만 묻는 대신,

누가 농사를 지었는가,
누가 우물을 팠는가,
누가 길을 만들었는가,
누구의 조상이 묻혀 있는가,
어떤 집과 과수원이 있었는가,
그리고 그것들이 어떻게 사라졌는가

를 묻는다.

이렇게 보면 ‘땅’은 소유권 증서상의 면적이 아니라 인간관계와 기억이 축적된 생활세계가 된다. 바로 이 점에서 와이즈만의 책은 일반적인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정치사와 상당히 다르다.

특히 중요한 것은 제노사이드를 사망자 숫자로만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문제제기다. 한 집단이 미래에도 그곳에서 사회를 재생산할 수 없도록 농업, 의료, 교육, 주택, 문화유산과 공간적 기억을 동시에 파괴한다면 그것을 어떤 개념으로 설명해야 하는가? <Ungrounding>은 독자에게 이 질문을 피하지 못하게 한다.

그러나 동시에 주의해야 할 부분도 있다.

와이즈만은 명백한 참여적 지식인이다. 그는 이스라엘 정책을 중립적인 양측 갈등의 관점에서 기술하려 하지 않는다. 팔레스타인 식민화라는 분석틀에서 출발하며, 현재 가자의 상황을 제노사이드라고 명시적으로 규정한다. 따라서 이 책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모든 정치적·군사적 행위를 균형 있게 서술하려는 종합사가 아니다.

또한 1948년부터 2023년 이후까지 75년의 역사를 하나의 ‘ungrounding’ 과정으로 연결하면 놀라운 역사적 연속성을 볼 수 있지만 그만큼 역사적 단절과 변화를 과소평가할 위험도 있다. 1948년 전쟁, 1967년 점령, 오슬로 체제, 하마스의 등장과 통치, 2007년 이후 봉쇄, 2023년 10월 7일 공격은 각각 독립적으로 분석해야 할 역사적 사건이다. 모든 것을 하나의 식민주의 논리로 설명하면 팔레스타인 사회 내부의 정치와 행위성까지 배경으로 밀려날 수 있다.

그럼에도 나는 이 책의 가장 중요한 의의를 ‘이스라엘이 옳은가 팔레스타인이 옳은가’라는 기존 논쟁보다 다른 곳에서 찾고 싶다.

와이즈만은 우리에게 <폭력은 공간을 어떻게 바꾸는가?>를 묻게 한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공간을 바꾸는 것 자체가 어떻게 폭력이 될 수 있는가?>를 묻는다.

이 질문은 팔레스타인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식민주의의 역사에서 원주민 토지를 측량하고, 지명을 바꾸고, 마을을 철거하고, 도로를 내고, 새로운 인구를 정착시키는 것은 세계 곳곳에서 반복된 방식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Ungrounding>은 가자에 관한 책인 동시에 식민주의를 ‘공간의 역사’로 읽는 책이다.

앞서 읽은 와이즈만 인터뷰와 함께 놓으면 더욱 명확해진다. 인터뷰가 “이스라엘 유대인인 나는 이 역사 속에서 어디에 서 있는가?”라는 개인적·윤리적 고백이라면, <Ungrounding>은 그 고백을 땅과 건물과 지도라는 물질적 증거를 통해 입증하려는 작업이다.

그래서 이 책의 핵심을 한 문장으로 압축하면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

<제노사이드는 사람을 땅에서 제거하는 것만이 아니라, 그 사람이 돌아갈 수 있는 ‘땅’을 없애는 과정이기도 하다.>

바로 이 관점이 <Ungrounding>을 최근 가자에 관한 수많은 책 가운데 상당히 독특한 저작으로 만든다. 와이즈만의 ‘제노사이드’라는 법적·역사적 결론에 모두 동의하지 않더라도, 집·도로·농토·토양·지하·폐허 자체를 역사적 증거로 읽어야 한다는 그의 방법론은 쉽게 지나치기 어렵다.

원하신다면 다음에는 이 책을 와이즈만의 2007년 대표작 <Hollow Land: Israel’s Architecture of Occupation>과 연결하여 <점령의 건축 → 제노사이드의 건축: 와이즈만 사상의 20년 변화>라는 주제로 비교 평론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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