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July 13, 2026

현대 중동의 이해 | 인남식 | 알라딘

현대 중동의 이해 | 인남식 | 알라딘
현대 중동의 이해
인남식 (지은이)명인문화사2026

























미리보기




책소개
편견의 안개를 걷어내고 ‘우리’의 관점으로 바라본 중동의 이미지들은 대부분 사막, 석유, 이슬람, 그리고 끊이지 않는 테러와 분쟁 등이다. 하지만 이 지역은 정말 우리와 상관없는 멀고 위험하기만 한 땅일까? 신간 『현대 중동의 이해』는 이러한 물음에서 시작한다.


목차


서문

제1장 인식
보편주의 시각
오리엔탈리즘 논쟁
우리의 시선
제2장 지리
‘중동’의 어원
범위와 지역 구분
중동 지리의 특성
제3장 역사
고대 문명기
제국의 시대
이슬람과 오스만의 시대
현대 중동의 등장
제4장 정체성과 이념
정체성의 층위: ‘아싸비야’
정체성과 지배이념의 변화
이슬람부흥운동의 정치적 반향
제5장 종교(이슬람)
의미와 어원
태동과 확장
핵심 교의
종파
샤리아와 이슬람 법학파
시대변화와 고민
제6장 정치(I): 중동의 정치문화
전통적 권위주의•
예외주의 논쟁: 민주주의 이행
민주주의 이행 실험•
이슬람 정치이념의 부상
제7장 정치(II): 주요국 정치
이슬람(수니) 보수 왕정: 사우디아라비아
세속주의 공화정과 이슬람의 공존: 튀르키예
이슬람 신정과 공화정의 결합: 이란
제8장 경제
현대 중동경제의 배경
중동경제의 핵심 변수: 석유
중동경제의 구조적 한계
걸프 산유국의 국가 비전
제9장 사회문화
부족문화
이슬람문화
시대 변화에 따른 문화 변용
제10장 국제관계
중동의 지정학과 국제관계
미국의 중동정책
중동 내 지정학적 역학관계: 종파분쟁과 패권경쟁
제11장 분쟁
분쟁의 중심: 아랍과 이스라엘전쟁
이스라엘 팔레스타인분쟁의 연원 및 추이
평화의 탐색: 오슬로협정과 두 국가 해법
제12장 테러
중동 테러리즘의 두 연원
폭력적 극단주의의 원형: 알카에다
폭력적 극단주의의 변이: 이슬람국가
테러리즘의 미래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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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인남식 (지은이)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연세대 정치학 석사
영국 더럼대 중동이슬람연구센터 중동정치학박사

현 국립외교원 교수
전략지역연구부장
국가테러센터 자문위원
국방부 정책자문위원
국가안보실 정책자문위원

이스라엘 히브리대 트루먼연구소 방문학자, 영국 더럼대 중동이슬람연구원 방문학자, 튀르키예 보아지치대 경제행정학부 방문학자 역임

주요 논저
『국제갈등의 이해: 인접국간 갈등관계』 (편저, 한국국제교류재단)
『아랍의 봄, 그후 10년의 흐름』 (공저, 서울대학교 출판부)
『지정학적 시각과 한국외교』 (공저, 사회평론아... 더보기

최근작 : <현대 중동의 이해>,<지정학적 시각과 한국 외교> … 총 3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국립외교원 인남식 교수가 20년 강의를 집대성해 그려낸 중동의 입체적 지도”

편견의 안개를 걷어내고 ‘우리’의 관점으로 바라본 중동의 이미지들은 대부분 사막, 석유, 이슬람, 그리고 끊이지 않는 테러와 분쟁 등이다. 하지만 이 지역은 정말 우리와 상관없는 멀고 위험하기만 한 땅일까? 신간 『현대 중동의 이해』는 이러한 물음에서 시작한다.

중동은 더 이상 ‘테러’, ‘분쟁’, ‘석유’의 프레임에 갇힌 변방이 아니다. 그동안 중동은 서방의 렌즈로 굴절된 단편적 이미지나 뉴스 속의 자극적인 사건들로만 해석되어 왔다. 그러나 중동은 외부의 규정 이전에, 이슬람의 정교한 가치체계와 집단적 연대를 바탕으로 자생적 질서를 구축해 온 역동적인 주체다. 이 책은 외부자의 시선을 걷어내고, 중동 내부의 생존전략과 정체성 투쟁이 빚어내는 지정학적 메커니즘을 새로운 시각에서 조망한다.
미국의 외교정책 변화와 지역 내 패권경쟁이 격화되는 대전환의 시기, 중동은 스스로의 논리로 세계질서 재편에 대응하고 있다. 중동 전문가인 저자는 중동을 단지 ‘문제 지역’으로 관조하던 기존의 통념을 넘어 그 내부의 작동원리를 있는 그대로 복원해 낸다. 접기


부실공사 2026-04-27 공감 (0) 댓글 (0)


마이리뷰


현대 중동의 이해

현대 중동의 이해
2026. 6. 27(토)

저자 인남식은 『현대 중동의 이해』를 통해 첫째, 중동의 공간과 시간 속에 열강의 이익이 개입하여 만들어냈던 모순은 무엇인가, 둘째, 중동의 아랍인들이 열강으로부터 느낀 박탈감을 어떻게 극복하려 하는가에 관심을 두고, 종교 즉 이슬람을 도구로 서구식민주의가 심어놓은 모순을 제거하려는 노력에 주목하였다. 우리가 중동을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로 끊이지 않는 분쟁, 국가 내부의 불안정성 외에도 우리가 가진 중동에 관한 생소함이 한몫한다며 현대 중동을 이해하자고 한다. 책은 중동에 관한 인식, 지리, 역사, 정체성과 이념, 종교(이슬람), 중동의 정치문화, 주요국의 정치, 경제, 사회문화, 국제관계, 분쟁, 테러로 장을 구분하여 전체적으로 살피는 개론서의 성격을 지녔다.

읽어가며 라벨을 붙였던 곳에는 이미 알고 있던 것 중 중요하거나 새롭게 알게 된 것들이 있다. 1978년에 출간한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을 다루며 중동을 바라보는 인식론적 틀을 재검토하라는 요청으로 받아들인다. 서구가 가진 힘과 지식의 불균형 속에서 형성된 이미지(동양은 미신적, 관능적, 비합리적, 여성적, 정체된 세계이고, 서구는 합리적, 도덕적, 남성적, 진보적 문명이라 믿는 이분법적 구도는 서구가 스스로의 우월성을 과시하기 위해 타자를 열등하게 규정하는 방식으로 구축되었으며, 영국, 프랑스의 제국주의 팽창기에 강화돠고 미국이 세계 패권을 장악하며 이어졌다)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근본주의적 시온주의자들이 구상하는 대이스라엘의 근거는 “애굽 강에서 큰 강 유프라테스까지”를 야훼가 아브라함 자손에게 약속한 땅(창세기 15:18)으로 묘사하는 데에 있다. 아브라함의 두 아들 중 이스마엘의 후손은 전통적으로 아랍-무슬림 집단의 조상으로, 이삭의 후손은 유대-기독교 전통의 뿌리로 인식되어 왔다. (p.59)

632년부터 4대 칼리프 알 리가 사망한 661년까지 30년 동안인 ‘정통 칼리프 시대’의 ‘합의’ 추대 방식이야말로 민주주의의 원형이라는 주장이 있다. 압바시아 왕조(750~1258)는 이슬람 문화의 황금기를 구가했다. 그리스 철학과 인도의 수학, 페르시아의 과학이 한 데로 모아졌다. 바그다드가 중동 세계의 중심으로 부상한 계기였다. 바그다드는 ‘지혜의 집’이라 불렸다.
오늘날 튀르키에에서 무스타파 케말 파샤가 국부로 추앙받는 까닭은 갈리폴리 전투의 영웅이었으며, 아나톨리아 북부 일부만을 영토로 한정한 1차대전 전후처리 조약인 세브르조 조약(1920년)을 폐기하고 1923년 새로운 로잔조약을 맺어 오스만 제국의 해체와 함께 이스탄불은 물론 이즈미르 등 주요 도시와 보스포루스, 다다넬즈 해협까지 잃을뻔했던 위기를 극복하고 튀르키예공화국을 수립했기 때문이다.

이븐 할둔은 『역사서설』을 통해 중동 유목민의 정체성을 사막을 살아가는 부족 단위 귀속감에서 나오는 ‘연대(아싸비야)’에서 찾았다. 중동 사회를 관통하는 정서는 개인 중심주의가 아니라 공동체성이다. 움마는 이슬람의 거대한 공동체를 상징하는 단어다. 아랍민족주의인 ‘까우미야’와 ‘움마’는 식민 제국의 중동 분할로 생겨난 모순을 극복하기 위한 중동 나름의 정체성 아싸비야 연대였다. 요즘 아랍 민족주의는 유명무실해졌지만 이슬람운동 즉, 움마의 정체성은 역동적으로 작동하고 있다. 이슬람부흥운동은 정치와 경제 등 현실 사회의 핵심 영역에서 이슬람의 가치를 준용하여 상황을 새롭게 해석하고, 실천적 대안을 모색하는 일체의 집합 행동을 의미한다. 부흥운동의 배경에는 중세 아랍 제국과 오스만 투르크제국을 거치는 동안 지중해지역의 대부분을 이슬람이 압도했음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이슬람 협력기구 57개 회원국 중 시아파가 다수인 국가는 이란(90%), 이라크(63%), 바레인(72%), 아제르바이잔(59%) 등에 불과하다. 카르발라 전투에서 패한 시아파는 혈연계승을 추구하다가 결국 공동체 주류로부터 축출되어 새로운 종파로 등장한 것이다. 수니파는 전통에 따라 합의 추대를 통한 권력 계승을 추구한다는 의미에서 명명된 이름이다. 수니를 직역하면 순나 즉 전통을 따르는 이들이란 뜻이다. 나라마다 맥락이 다르긴 하지만 중동의 주요 국가들은 어떤 형태로든지 종교성을 통치에 반영하고 있다.

‘지대국가론’이란 국가 수입 부문의 일정 부분 이상이 특정 분야에서 부가가치 창출 노력 없이 지속적으로 공급될 경우 이를 ‘지대(임대료)’에 비유하여 설명한 이론이다. 세입 비율이 40%를 상회하는 경우 지대국가로 분류한다. 지대국가는 국민들의 근로 의지 저하 및 제조업 분야 취약이라는 본질적인 한계가 있다. 석유 시대의 종언을 예상하는 걸프 산유 왕정의 핵심 과제 중 하나는 ‘사람을 일하게 만드는 것’이다. 중동 노동시장의 문제는 높은 청년 실업률과 높은 비정규직 비율이다. 최근 여성 경제 활동은 과거에 비해 활성화되고 있다.

미국이 이라크전쟁과 아프칸전쟁에서 패한 이후 네오콘의 일방주의를 벗어나 오바마 독트린을 내놓았다. 첫째, 민주주의 확산 대신 비폭력을 전제로 하는 이슬람 등 다원주의 가치 인정, 둘째, 패권적 일방주의 대신 다자주의와 동맹 강조, 셋째, 선과 악으로 세상을 구분하는 도덕적 절대주의 대신 상대주의에 기반한 현실주의였다. 이는 무조건적 이스라엘 편들기와 무조건적 이란 적대시 정책을 재검토하겠다는 것이었다. 비록 트럼프가 망가트렸지만. 트럼프는 이란을 다시 적대국으로 돌리고 역내 반이란 세력인 아랍의 보수 왕정 및 공화정 국가들과 이스라엘을 연대시키는 ‘아브라함협정’을 체결했다.

시온주의 운동의 본격 시작은 1896년 테오도르 헤르츨이 <유대국가론>을 펴내면서부터다. 시온주의 운동 초기에 모든 유대인이 이스라엘 건국을 찬성한 것은 아니다. 오슬로평화협정(1993년 9월)은 중동평화의 초석이다. 이스라엘 점령지역 중 팔레스타인의 집중 거주지역을 분리해서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를 건설한다는 ‘두 국가 해법’의 합의를 이룬 협정이다. 후속 논의가 중단된 상태로 팔레스타인의 독립은 이스라엘의 장기적 안보를 확보하는 길일 수도 있다.

이슬람이란 단어보다 중동이란 단어를 먼저 인식했었으리라. 학창 시절 교과서로부터 배운 것들이 모두 진실은 아니란 걸 알게 되고, 하나씩 오류를 수정하는 작업을 책 읽기를 통해 계속해왔다. 

『이슬람 문명』, 『역사서설』, 『지혜의 집』, 『오리엔탈리즘』, 『그리스 사상과 아랍 문명』, 『이슬람의 눈으로 본 세계사』, 『중간세계사 비잔티움과 오스만 제국』, 『무함마드』, 『꾸란』, 『이슬람』으로부터 이슬람 세계로 부르는 중동이 과거의 영광에 향수를 느낄 거라 짐작한다. 

이런 책들이 과거를 다룬 역사라면 『현대 중동의 이해』는 최근의 역사와 현재(책으로 나오는 즉시 과거이긴 하지만)를 다루기에 이슬람 탐구를 마치는 책으로 선택한다. “모든 진실은 연속된 오류의 수정이다.”라는 가스통 바슐라르의 말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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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hill 2026-07-04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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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남식, <현대 중동의 이해> 요약 및 평론

1. 책 개요 및 저자 소개

국립외교원 교수이자 중동정치학자인 인남식이 집필한 <현대 중동의 이해>(명인문화사)는 지난 20여 년간 연구와 강의를 통해 축적한 중동 지역 연구의 정수를 집대성한 서적이다. 저자는 영국 더럼대학교 중동이슬람연구센터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이후 지정학, 테러리즘, 중동 국제관계를 깊이 있게 연구해 온 대표적 중동 전문가다.

이 책은 서구 언론이나 외부자의 시선에서 다루어지던 단편적 프레임—'테러', '분쟁', '석유', '이슬람 극단주의'—에서 벗어나, 중동 내부의 생존 전략과 정체성 투쟁을 그들 자신의 논리로 다각도에서 분석한다. 미·중 패권 경쟁과 미국의 미들이스트(Middle East) 참여 축소 등 글로벌 질서의 대전환기 속에서 현대 중동 국가들이 어떠한 지정학적 메커니즘으로 살아남고자 하는지를 내재적 관점에서 복원해 낸다.

2. 주요 내용 요약

책은 중동이라는 지역의 역사적 연원부터 종교, 정치, 경제, 지정학적 분쟁, 그리고 테러리즘의 미래에 이르기까지 중동을 이해하기 위한 필수적 뼈대를 종합적으로 다룬다.

가. '외부자적 편견'의 해체와 내재적 시각의 확립

저자는 서구 중심적 패러다임이 만들어낸 '문제 지역으로서의 중동'이라는 고정관념을 강력히 비판한다. 중동을 단지 세계 정치의 변방이나 갈등의 온상으로 보지 않고, 다양한 정체성과 역사적 경험을 지닌 주체적인 행위자로 정립한다. 분쟁과 불안정의 원인을 진단할 때 외부 세력의 개입(외인론)뿐만 아니라, 지역 내부의 정통성 투쟁, 종파 간 세력 균형, 국가 건설 과정의 한계(내재론)를 통합적으로 조망한다.

나. 이슬람과 정체성 정치의 역학

이슬람은 단순한 개인의 종교적 신앙에 머물지 않고, 정치 지배 이념과 사회적 규범으로 작용한다. 책은 이슬람의 어원과 태동, 수니파와 시아파의 역사적 갈등 구조를 설명하고, 20세기 이후 부상한 '정치 이슬람(Political Islam)'의 형성 과정을 다룬다.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보수 왕정의 와하비즘 기반 정통성 확보 전략, 튀르키예의 세속주의와 이슬람주의의 공존 모델, 그리고 이란의 신정 체제 등 각국의 고유한 정치 이념적 실천을 비교 분석한다.

다. 석유 경제의 양날의 검과 구조적 한계

중동 경제의 핵심 변수인 석유 자원의 영향력을 다룬다. 산유국인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들과 비산유국 사이의 극심한 경제적 격차, 그리고 자원 풍요가 도리어 통치 엘리트의 분배 정치로 이어져 민주화를 저해한 '자원의 저주' 메커니즘을 짚어낸다. 더불어 탈탄소 에너지 전환 시대에 발맞추어 사우디아라비아의 '비전 2030' 등 중동 국가들이 시도하는 포스트 석유 시대 경제 다각화 전략의 성과와 한계를 다각도로 조명한다.

라. 아랍-이스라엘 분쟁과 테러리즘의 변용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역사적 기원부터 오슬로 협정과 '두 국가 해법'의 난항, 최근의 아브라함 협약에 이르기까지 중동 지정학의 핵심 축을 상술한다. 또한 폭력적 극단주의의 원형인 알카에다에서 시작하여 영역 지배형 조직으로 변이했던 이슬람국가(IS)의 출현 배경을 다루며, 비대칭 전력과 테러리즘이 중동 및 국제안보에 미치는 위협의 양상을 과학적으로 분석한다.

3. 종합 평론 및 학술적 의의

<현대 중동의 이해>는 한국 중동학 분야에서 드물게 발견되는 종합적이고 입체적인 체계서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지정학적 프레임을 넘어 중동 내부의 살아있는 주체성과 서사를 복원해 낸 수작이다.>

가. 외인론과 내재론의 입체적 균형

기존의 중동 관련 서적들은 서구 제국주의의 인위적 국경선 획정(사이크스-피코 협정 등)이나 미·소 냉전 패권 다툼만을 분쟁의 원인으로 파고드는 '외인론'에 치우치거나, 반대로 '이슬람 특수성'에만 집중하는 문화론적 결정론에 빠지기 쉬웠다. 그러나 저자는 외부의 지정학적 압력과 중동 내부 세력들의 자율적 선택이 어떻게 교차하는지를 명확히 밝혀낸다. 이를 통해 중동 정치의 복잡성을 균형감 있게 풀어낸다.

나. 한국적 관점에서의 시의적절성

한국과 중동의 관계는 에너지 안보와 건설 수주라는 실용적 영역을 넘어, 미·중 전략 경쟁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신흥 중견국 외교의 중요한 요충지로 떠오르고 있다. 저자는 국립외교원 교수로서의 현장감과 정책적 식견을 더해, 한국 외교가 중동을 대할 때 갖추어야 할 지적 자산과 전략적 시각을 제공한다.

다. 한계 및 아쉬운 점

4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 속에 정치, 경제, 종교, 안보를 모두 포괄하다 보니, 아랍 봄 이후 급변한 각국의 시민사회 운동이나 여성 권리 담론, 미디어의 변화 등 '밑으로부터의 역동성'에 대한 서술은 다소 정통 정치·외교학적 분석에 밀려 비중이 적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또한 급변하는 최근의 중동 사태(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와 관련해 실시간 변화를 모두 담아내기에는 도서 형태가 갖는 물리적 한계가 존재한다.

라. 결론

결론적으로 인남식의 <현대 중동의 이해>는 단순한 뉴스나 자극적 사건으로만 접하던 중동이라는 공간을 깊이 있는 구조적 맥락 속에서 읽어내게 돕는 훌륭한 나침반이다. 중동 정치를 전공하는 연구자뿐만 아니라 국제정치와 글로벌 현안에 관심이 있는 교양인에게도 반드시 일독을 권할 만한 가치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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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중동의 이해

인남식 지음
명인문화사, 2026

1. 책의 목적: 중동을 사건이 아니라 하나의 세계로 이해하기

인남식의 <현대 중동의 이해>는 한국 독자가 중동을 바라볼 때 흔히 사용하는 몇 가지 단순한 이미지에서 출발한다. 사막, 석유, 이슬람, 테러, 전쟁이 그것이다. 저자는 이런 이미지가 완전히 틀렸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중동을 이해하면 이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역사와 정치적 선택, 국가들의 행동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고 본다.

이 책은 저자가 국립외교원과 서울대학교에서 20여 년간 진행한 중동정치 강의를 정리한 477쪽 분량의 개론서다. 따라서 특정 전쟁이나 국가만을 다루기보다 중동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인식, 지리, 역사, 종교, 정체성, 정치, 경제와 국제관계를 하나의 틀로 묶는다.

책의 핵심 문제의식은 중동을 서구가 만든 틀에만 의존하여 해석하지 말자는 것이다. 중동은 외부 강대국에 의해 침략당하고 분할된 대상인 동시에, 자체적인 역사와 가치체계,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행위자다. 중동의 혼란을 모두 서구 제국주의 탓으로 돌리는 것도 잘못이지만, 중동 내부의 갈등을 종교적 광신이나 후진성으로만 설명하는 것도 잘못이다.

2. ‘중동’은 자연적인 명칭이 아니다

책은 먼저 ‘중동’이라는 말 자체를 검토한다. 중동은 그 지역 사람들이 스스로 만든 명칭이 아니라 유럽의 지리적 시각에서 생겨난 용어다. 유럽을 중심에 놓고 가까운 동쪽을 근동, 더 먼 지역을 극동, 그 중간 지역을 중동이라고 불렀다. 따라서 ‘중동’이라는 말에는 처음부터 유럽 중심주의가 들어 있다.

저자는 여기서 에드워드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 논의를 소개한다. 서구는 동양을 신비롭고 비합리적이며 폭력적이고 정체된 세계로 묘사함으로써 자신을 합리적이고 문명화된 존재로 규정했다. 그러나 저자는 오리엔탈리즘 비판만 반복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한국 역시 중동을 서구 언론과 학문을 통해 간접적으로 배웠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한국 독자에게 필요한 것은 중동을 무조건 미화하는 일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시선’을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목차의 첫 장이 ‘인식’이며 그 안에 보편주의, 오리엔탈리즘, 우리의 시선이 배치된 이유다.

이러한 접근은 책 전체의 출발점으로 중요하다. 중동 문제는 무엇을 보느냐만큼 어디에서 보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3. 중동·아랍·이슬람은 같은 말이 아니다

저자는 중동, 아랍, 이슬람을 엄격히 구분한다. 중동은 기본적으로 지리적 개념이고, 아랍은 아랍어와 문화적 역사에 기초한 언어·문화 공동체이며, 이슬람은 종교다.

따라서 모든 중동인이 아랍인은 아니다. 이란인은 주로 페르시아인이며, 튀르키예인은 튀르크계다. 이스라엘의 다수는 유대인이고 쿠르드인은 독자적인 민족적 정체성을 지닌다. 반대로 모든 무슬림이 중동인도 아니다. 세계 최대의 무슬림 인구를 가진 인도네시아는 중동 국가가 아니다. 공개된 서평 역시 이 세 개념을 구별하는 것이 책의 기본적인 출발점이라고 설명한다.

이 구분은 단순한 용어 정리가 아니다.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대립을 단순한 이슬람 내부의 종파 갈등으로만 설명할 수 없으며, 아랍 국가들 사이의 갈등도 하나의 민족 공동체 안에서 벌어지는 권력 경쟁으로 보아야 한다. 중동의 정치는 종교, 언어, 민족, 부족, 국가, 지역이라는 여러 정체성이 겹치면서 만들어진다.

4. 제국의 해체와 현대 중동의 탄생

책의 역사 부분은 고대 문명에서 시작하지만 핵심은 오스만제국의 해체 이후 현대 중동 국가들이 형성되는 과정이다. 오늘날 중동의 국경과 국가체제는 오랜 민족 공동체가 자연스럽게 발전한 결과라기보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과 프랑스 등 열강의 전략과 현지 정치세력의 선택이 결합해 만들어졌다.

그러나 저자는 흔히 말하듯 중동의 모든 문제를 ‘서구가 자로 그은 국경’ 하나로 설명하지 않는다. 식민주의가 구조적인 원인을 제공한 것은 분명하지만, 독립 이후 각국의 엘리트와 군부, 왕실, 종교세력도 자신들의 권력을 위해 그 체제를 활용했다.

현대 중동의 역사는 외부 개입과 내부 권력투쟁이 서로 얽힌 역사다. 팔레스타인 문제, 쿠르드 문제, 레바논의 종파정치, 이라크와 시리아의 국가 위기 역시 식민지 시대의 유산만이 아니라 독립 후 국가 건설의 실패와 권위주의적 통치가 누적된 결과로 읽힌다.

5. ‘아싸비야’와 중동의 중층적 정체성

이 책에서 특히 주목할 개념은 ‘아싸비야’다. 이븐 할둔이 사용한 이 개념은 혈연, 부족, 공동체를 묶는 집단적 연대의식을 뜻한다. 저자는 이를 현대 중동의 정체성을 이해하는 열쇠로 사용한다.

중동인은 한 가지 정체성만 갖지 않는다. 한 사람은 동시에 특정 부족의 구성원이고, 수니파 또는 시아파 무슬림이며, 아랍인 또는 쿠르드인이고, 사우디인이나 이라크인일 수 있다. 평상시에는 국가 정체성이 앞서지만 위기 때에는 종파나 부족 정체성이 강해질 수 있다.

이 중층적 정체성은 중동 사회의 후진성을 뜻하지 않는다. 모든 사회에는 가족, 지역, 종교, 민족과 국가에 대한 복합적 소속감이 있다. 다만 중동에서는 근대국가의 제도적 기반이 약하고 권력이 특정 가문이나 종파에 집중되면서 이러한 정체성이 정치적 동원의 강력한 도구가 되었다.

범아랍주의, 세속적 민족주의, 사회주의, 정치적 이슬람은 모두 이 정체성 문제에 대한 서로 다른 해답이었다. 그러나 어느 하나도 중동 전체를 통합하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

6. 이슬람은 하나의 정치 프로그램이 아니다

책은 이슬람의 태동, 핵심 교의, 수니파와 시아파의 분화, 샤리아와 법학파를 설명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슬람을 하나의 고정된 정치이념으로 이해하지 않는 것이다.

이슬람은 신앙과 윤리, 공동체와 법에 관한 포괄적인 전통이지만, 현실에서 그것을 해석하는 방식은 매우 다양하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보수 왕정, 이란의 신정적 공화정, 튀르키예의 세속주의와 이슬람 정치의 결합은 모두 이슬람과 정치가 만나는 서로 다른 형태다. 책은 이 세 나라를 대표적 정치모델로 비교한다.

따라서 ‘이슬람은 민주주의와 양립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도 지나치게 단순하다. 기독교 국가들의 정치체제가 다양하듯 이슬람 사회도 하나의 체제로 환원되지 않는다. 민주주의의 성패는 종교 교리뿐 아니라 국가 형성, 사회계급, 군부, 경제구조, 국제정치와 시민사회의 힘에 좌우된다.

7. 권위주의와 민주주의의 실패

중동 정치의 두드러진 특징은 권위주의 체제의 지속이다. 왕정에서는 왕실이 군과 자원, 종교기관을 통제하고, 공화정에서는 대통령과 군부, 집권당이 국가기구를 장악한다. 석유 수입은 정부가 시민에게 세금을 덜 걷고도 통치할 수 있게 하며, 이는 시민의 정치적 대표 요구를 약화시키는 ‘지대국가’ 구조로 이어진다.

그러나 저자는 중동 권위주의를 이슬람 문화의 필연적 결과로 보지 않는다. 냉전기 강대국의 지원, 이스라엘과의 전쟁, 국내 안보 위기, 석유경제, 취약한 시민사회가 함께 작용했다.

2011년 아랍의 봄은 중동인도 자유와 존엄, 책임 있는 정부를 요구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튀니지를 제외한 많은 나라에서는 혁명이 내전이나 군부 복귀, 국가 붕괴로 이어졌다. 이는 중동인에게 민주주의 의지가 없어서가 아니라 독재정권이 정당·노조·법원·언론 같은 중간 제도를 오랫동안 파괴했기 때문이다. 독재자가 제거된 뒤 권력을 평화롭게 조정할 제도가 남지 않았던 것이다.

8. 국제정치: 강대국과 지역국가의 상호 이용

현대 중동은 세계정치의 중심부다. 석유와 천연가스, 지중해와 인도양을 잇는 해상교통로, 이스라엘 문제 때문에 미국·러시아·중국과 유럽은 중동을 전략적으로 중시한다.

그러나 이 책의 중요한 통찰은 중동 국가들을 강대국의 단순한 꼭두각시로 보지 않는다는 데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튀르키예, 이스라엘,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같은 국가들은 강대국 경쟁을 이용해 자신들의 영향력을 넓힌다. 미국이 중동에서 상대적으로 발을 빼려 하자 지역국가들은 중국, 러시아와 관계를 확대하면서도 미국과의 안보관계를 완전히 포기하지 않는 다층적인 외교를 펼친다.

중동 질서는 이제 미국 단독 패권이나 단순한 수니파 대 시아파의 구도로 설명되지 않는다. 국가들은 종파보다 국가이익을 우선하며, 적대와 협력을 동시에 관리한다. 출판사도 이 책이 미국 외교정책 변화와 지역 내부의 생존전략 및 정체성 투쟁을 함께 분석한다고 설명한다.

9. 평론: 이 책의 강점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중동을 이해하기 위한 ‘지도’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역사책, 이슬람 입문서, 국제정치 분석서를 따로 읽어야 얻을 수 있는 내용을 하나의 구조 안에 배치한다.

둘째, 서구 중심주의를 비판하면서도 반서구주의로 기울지 않는다. 중동의 불행을 모두 미국과 유럽 탓으로 돌리지 않고, 지역 지배층과 종교세력, 군부의 책임도 함께 묻는다.

셋째, 중동을 정체된 지역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정치적 행위자로 본다. 이는 중동을 피해자나 위협으로만 묘사하는 기존의 한국 언론 보도보다 훨씬 균형 잡힌 접근이다.

넷째, 한국 독자를 의식한다. 중동에 관한 한국어 개론서는 흔히 서구 교재를 번역하거나 사건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만, 이 책은 한국이 에너지와 무역, 외교 면에서 중동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도 생각하게 한다.

10. 책의 한계와 비판

그러나 개론서의 장점은 동시에 한계가 된다. 477쪽이라는 분량에도 중동 전체의 역사·종교·정치·경제를 다루다 보니 개별 사회의 내부 차이를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 이집트의 사회구조, 레바논 종파체제, 팔레스타인의 일상, 쿠르드 민족운동, 예멘 내전 같은 문제는 각각 별도의 책이 필요하다.

또한 국가와 지정학 중심의 설명이 강하기 때문에 여성, 노동자, 이주민, 종교적 소수자, 난민의 경험은 상대적으로 뒤로 밀릴 가능성이 있다. 중동을 이해한다는 것은 왕실과 대통령, 군사동맹만이 아니라 그 체제 아래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이해하는 것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우리의 시선’을 강조하면서 그 시선이 정확히 무엇이어야 하는지는 더 논의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관점이 단순히 국익과 에너지 안보를 뜻한다면 서구 중심주의를 한국 중심주의로 바꾸는 데 그칠 수 있다. 한국의 중동 이해는 식민지 경험과 분단, 권위주의와 민주화 경험을 바탕으로 중동 사회의 역사적 상처와 시민들의 열망을 함께 보는 방향이어야 한다.

결론

<현대 중동의 이해>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중동에는 하나의 원인도, 하나의 정체성도, 하나의 갈등도 없다는 것이다.

중동의 현재는 제국주의가 만든 국경, 오스만제국의 유산, 이슬람의 여러 해석, 부족과 종파의 연대, 권위주의 국가, 석유경제, 팔레스타인 문제, 강대국 경쟁이 중첩되어 만들어졌다. 그러므로 중동의 전쟁을 ‘수천 년 된 종교전쟁’으로 설명하거나, 중동인을 폭력적이고 비합리적인 사람들로 묘사하는 것은 분석이 아니라 편견이다.

이 책은 중동에 관한 모든 해답을 주는 책이라기보다 올바른 질문을 던지도록 돕는 입문서다. 중동을 이해하려면 누가 누구와 싸우는지를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사람들이 자신을 누구라고 생각하는지, 국가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권력이 어떤 두려움과 기억을 이용하는지까지 살펴야 한다.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중동은 외부 강대국에 의해 만들어진 피해의 공간이면서도, 내부의 국가·종파·계급·정체성이 능동적으로 충돌하고 협상하는 복합적인 정치세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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