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March 9, 2026

여성 인권운동가가 이란 대통령 되는 꿈 < 더칼럼니스트

여성 인권운동가가 이란 대통령 되는 꿈 < 글로벌 < 칼럼/에세이 < 기사본문 - 더칼럼니스트

  • 기자명이근윤 사우디 사업가 겸 칼럼니스트
  •  
  • 글로벌
  •  
  • 입력 2024.07.11 15:27
  •  
  • 수정 2024.07.17 08:45

여성 인권운동가가 이란 대통령 되는 꿈

[이근윤의 사우디, 중동 이야기]
온건개혁파 대통령이 몰고올 변화中
여성 인권운동가 모하마디 '석방' 기대
교도소내 열악한 여성인권 보고서 발표
무슬림 첫 여성 대통령 되어 중동 바꾸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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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에서 가장 바라는 변화

이란의 온건개혁파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당선으로 이란의 다양한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그간 이란 국내 정세를 들었다놨다 했던 히잡 반대 시위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새 대통령은 당선 인사를 통해 이미 히잡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작년 10월 옥중에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던 이란의 여성 인권 운동가 나르게스 모하마디의 석방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그녀는 무슬림 여성으로는 최초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바 있는 1947년생 여성 인권운동가 시린 에바디가 이끄는 인권수호자센터(DHRC)의 부회장이다. 1972년생 모하마디는 카즈빈 국제대학교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엔지니어가 되었다. 1999년에 그녀는 동료 개혁 언론인 타기 라흐마니와 결혼했지만, 남편은 얼마되지 않아 체포되었다. 라흐마니는 징역 14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후 2012년 프랑스로 이주했지만 모하마디는 이란에 남아 인권 활동을 계속했다.

지난 6일 이란 대통령 결선 투표에서 당선을 확정 지은 마수드 페제시키안 후보가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그는 선거공약으로 여성의 히잡 착용 규칙을 완화하고 핵 합의를 복원해 경제를 되살리겠다고 약속했다. 사진= EPA/ 연합뉴스
지난 6일 이란 대통령 결선 투표에서 당선을 확정 지은 마수드 페제시키안 후보가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그는 선거공약으로 여성의 히잡 착용 규칙을 완화하고 핵 합의를 복원해 경제를 되살리겠다고 약속했다. 사진= EPA/ 연합뉴스

모하마디의 반복되는 구속과 석방

모하마디는 1998년 이란 정부에 대한 비판으로 처음 체포되어 1년간 감옥에 갇혔다. 이후 2010년 4월, 그녀는 DHRC 회원이라는 이유로 이슬람혁명재판소에 소환되었다. 그녀는 5만 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잠시 석방되었지만 며칠 후 다시 체포되어 악명높은 에빈 교도소에 구금되었다. 2011년 7월 기소되었고, 재판에서 징역 11년형을 선고받았다. 2012년 3월 항소법원에서 판결은 유지되었지만 형량은 6년으로 감형되었다.

이 판결에 대해 영국 외무부, 국제 앰네스티, 국경없는 기자회 및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이탈리아, 리투아니아 등지의 많은 정치인들이 공개 성명을 통해 그녀의 석방을 촉구했다. 결국 2012년 7월 31일 모하마디는 3개월만에 석방되었다.

2015년 5월 5일, 모하마디는 새로운 혐의로 다시 한 번 체포되었다. 이란혁명법원 15부는 "불법 단체 설립" 혐의로 10년, "국가 안보에 대한 집회 및 공모" 혐의로 5년, "체제 반대 선전" 혐의로 1년 등 총 16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그녀는 5년 5개월의 수감 생활을 거친 후 2020년 10월 8일 석방되었다.

2021년 5월, 테헤란 제2형사법원은 또 다시 모하마디에게 '체제 반대 선전물 유포' 등의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4개월 후 그녀는 이 형을 복역하라는 소환장을 받았지만 유죄 판결이 부당하다고 생각해 이에 응하지 않았다. 그러나 2021년 11월 16일 모하마디는 알보르즈 카라즈에서 전국적인 시위 도중 이란 보안군에 의해 살해된 에브라힘 케타브다르의 추모식에 참석하던 중 체포되었다.

이란의 여성 인권 신장을 위해 대정부 투쟁을 하고 있는  나르게스 모하마디. 그녀의 석방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란의 여성 인권 신장을 위해 대정부 투쟁을 하고 있는 나르게스 모하마디. 그녀의 석방이 가시화되고 있다.

악명높은 에빈 교도소의 여성 인권보고서

지금도 에빈 교도소에 구금되어 있는 모하마디는 옥중에서 히잡 반대 시위를 지지하고, 히잡 및 순결 프로그램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 비판해왔다. 2022년 12월 영국의 BBC는 구금된 이란 여성들에 대한 성적, 신체적 학대를 자세히 다룬 모하마디의 보고서를 게재했다. 2023년 1월 그녀는 58명의 수감자 명단과 그들이 겪은 심문 과정 및 고문을 포함한 에빈 교도소내 여성들의 실태를 자세히 담은 보고서를 감옥에서 발표했다. 2023년 10월 노벨 위원회는 그녀를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지명했다.

마치 우리나라의 김대중 대통령이나 남아공의 넬슨 만델라, 미얀마의 아웅산 수치를 방불케하는 화려한(?) 경력이다. 이들 모두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고, 민주화 이후 선거에 의해 대통령으로 선출되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모두들 천신만고의 고통스런 과정을 거쳤지만, 해피엔딩을 경험한 분들인 셈이다.

필자와 불과 4살 차이 밖에 나지 않는 두 쌍둥이의 엄마인 모하마디가 지금까지 얼마나 고달프고 힘겹게 투쟁과 수감 생활을 병행해 왔을지 도저히 상상이 되지 않는다. 강경보수파 고(故) 라이시 대통령 치하에서 그녀에게 희망이란 보이지 않았다. 점점 더 거세지는 시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정권은 강력한 공권력을 동원하여 폭력으로 시위를 진압해 나갔고, 희생자들은 점점 늘어만 갔다. 모하마디에 의해 이란 여수감자들의 열악한 인권 현실이 폭로되고, 그 결과 노벨상 수상으로 이어졌음에도 이란의 철권 통치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2023년 12월10일 노벨 평화상 시상식에서 나르게스 모하마디를 대신해 그의 17세(당시) 쌍둥이 딸 키아나와 아들 알리가 대리 수상자로 등장해 상장과 금메달을 받았다. 사진= 연합뉴스
2023년 12월10일 노벨 평화상 시상식에서 나르게스 모하마디를 대신해 그의 17세(당시) 쌍둥이 딸 키아나와 아들 알리가 대리 수상자로 등장해 상장과 금메달을 받았다. 사진= 연합뉴스

그러나 급작스럽게 라이시 전대통령이 헬기 사고로 사망하는 일이 벌어졌고, 연이은 선거에서 온건개혁파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당선되었다. 그녀의 운명에 그야말로 드라마틱한 변화가 일어날 징조가 보이고 있다.

무슬림 국가에서 여성들의 인권 문제는 수천년에 걸친 오랜 숙제와 같다. 물론 기독교나 불교, 힌두교, 유교 등 다른 종교를 가진 국가에서도 여성 인권이 개선되기 시작한 것은 민주화와 산업화가 이뤄진 극히 최근의 일이긴 하다. 그렇지만, 다른 종교를 가졌거나, 세속주의 정부를 지향하는 국가의 여성인권 개선 속도에 비해 특히 무슬림 국가의 인권 신장 속도는 느려도 너무 느리다.

그리고 이런 무슬림 여성 인권 운동의 최전선에 해당하는 곳이 바로 히잡 시위로 대표되는 이란이고, 그렇게 강력한 투쟁이 일어나는 전선이다 보니 2003년과 2023년 두차례에 걸쳐 노벨 평화상을 배출할 정도로 국제사회의 관심을 받고 있다.

무슬림 국가에서 여성 대통령이 선출되길

중동 생활 12년차를 보내며, 필자가 생각하는 중동의 긍정적인 변화의 열쇠는 여성들이 쥐고 있다. 오랜 기득권에 젖어 있는 남성들이 중동의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여성들이 좀 더 목소리를 높이고, 경제활동과 다양한 사회참여를 통해 사회 전체에 생명력을 불어 넣을 때 중동에 생동감 넘치는 변화의 바람이 불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필자는 눈물겨운 모하마디의 투쟁을 마음을 다해 응원하고 지지한다. 좀 늦었지만 작년의 노벨상 수상이 너무나 반갑고, 감동적이었던 이유다. 아직은 여전히 차가운 에빈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지만, 곧 석방되어 더욱 활발한 인권 활동을 펼쳐 나갈 것이라 믿는다.

필자가 꿈꾸는 무슬림 여성 인권 투쟁의 해피엔딩은 김대중, 만델라, 수치의 뒤를 이어 무하마디와 같은 여성 지도자가 무슬림 국가의 대통령이 되는 것이다. 미국, 일본과 같은 민주국가에서도 나오기 힘든 여성 대통령이나 총리가 무슬림 국가에서 당선되기는 너무나도 험난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지만, 한국의 김대중, 남아공의 만델라, 미얀마의 수치 대통령 당선도 결코 쉬운 것이 아니었다. 당장 우리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도도한 역사의 물결이 계속해서 고인물을 밀어 낸다면 언젠가는 찬란한 새역사의 아침을 맞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날이 오기까지 부디 모하마디 여사의 건강과 석방, 그리고 연이은 활발한 활동을 기원하고 마음을 다해 응원 드린다.

※ 필자인 이근윤은 서울대에서 환경과학을 전공했다. 한국렌탈 중동총괄 이사를 역임했고 현재는 켄렌탈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에서 5자매를 홈스쿨링하며 가족들과 함께 지내고 있다. 이메일 주소는 muscl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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