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May 23, 2026

튀르키예 OTT 드라마 <에토스(Bir Başkadır)>에 나타난 현대 터키인의 정치사회적 정체성에 대한 소고

튀르키예 OTT 드라마 <에토스(Bir Başkadır)>에 나타난 현대 터키인의 정치사회적 정체성에 대한 소고
튀르키예 OTT 드라마 <에토스(Bir Başkadır)>에 나타난 현대 터키인의 정치사회적 정체성에 대한 소고
A Study on the Socio-Political Identity of Contemporary Turks: Focusing on the Turkish OTT Series ETHOS(Bir Başkadır)
EU연구

2023, vol., no.67, pp. 381-418 (38 pages)

DOI : 10.18109/jeus.2023..67.381

발행기관 : 한국외국어대학교 EU연구소

연구분야 : 사회과학 > 지역학
강지선 1 ,  오종진 /Chong Jin Oh 2
1보아지치대학교(Boğaziçi University)

2한국외국어대학교

이 논문은 한국연구재단 지원과제의 연구결과물입니다. [KRM 바로가기]
[2019년 신흥지역연구지원사업] 투르크-알타이 경제벨트 파트너쉽 구축과 한국의 대응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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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튀르키예 OTT 드라마 <에토스(Bir Başkadır)>에 표현된 현대 터키인의 정치사회적 정체성을 분석해보는 연구로, 현대 터키인과 터키 사회를 이해하기 위한 기본적인 틀로 기능할 수 있는 대표적인 정치사회적 정체성을 분석하여 이들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2020년 11월 방영된 <에토스>는 현대 터키 사회의 생생한 인간ㆍ사회 담론을 담고 있는 현대물이면서 최신작이기에 연구대상으로 선정되었으며, 연구자들은 등장인물의 서사·대사·비주얼 텍스트를 근거로 캐릭터가 보여주는 정치사회적 정체성을 해석하고자 하였다.

연구의 핵심인 ‘현대 터키인의 정치사회적 정체성’은 ‘1923년 건국된 튀르키예공화국의 국민으로서 동시대를 살아가는 터키인이 정치사회적 측면에서 보유한 정체성’을 의미한다. 이는 튀르키예의 대원칙인 ‘터키식 세속주의’를 기준으로 형성된 진보-보수 진영 간 논쟁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근현대사와 맞물려 있다. 이와 같은 역사적 배경에 근거하여 ‘베야즈 튀르크’와 ‘시야 튀르크’라는 용어를 활용하여 현대 터키인의 정치사회적 정체성을 분석하고자 한다.

1980년대 말, ‘베야즈 튀르크’는 유럽으로 대표되는 서구를 선망하는 부르주아 중산층을 비판하기 위한 목적으로 조어되었다. 베야즈 튀르크는 도시인·부르주아 엘리트·케말주의자·서구주의자·화이트칼라·기득권을, 시야 튀르크는 非도시인·하층민·이슬람교도·전통주의자·소상공인·非기득권을 상징하였다.
<에토스>에서 이들의 정체성은 극명하게 대조된다. 
베야즈 튀르크 페리(Peri)는 세속주의·진보·중앙·엘리트 키워드를, 
시야 튀르크 메리옘(Meryem)은 전통·보수·주변·민중 키워드를 대변한다. 
그러나 서사가 진행되면서 두 인물은 서로를 대면하고 소통함으로써 상대를 포용하는 제3의 정체성을 가지게 되었다. 
이처럼 대립 프레임에 국한되지 않는 다원화된 정치사회적 정체성은 오늘날 터키 사회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경향이라 할 수 있다.


Since the founding of the Turkish Republic in 1923, Turkish society has emphasized a single 'Türk' identity on a national level. However, recent socio-political changes have led to a trend of identity transformation in Turkish society. This study aims to explore the socio-political identity of contemporary Turks by examining the Netflix Turkey Original Series <ETHOS (Bir Başkadır)>.
<ETHOS> was selected as the research case because it contains a vivid portrayal of contemporary Turks and Turkish society. The research method used in this study is an analysis of identities expressed on <ETHOS> based on the characters’ narratives, lines, and visual text. However, it is significant to mention that this study did not examine all socio-political identities of contemporary Turks and concentrated only on those depicted in <ETHOS>. Socio-political identities, which are conveyed constantly from the first scene of the series, depict the debate between the progressive and conservative camps formed based on the great principle of the Turkish Republic, "Turkish secularism(Laiklik)“. Most of all, Beyaz Türk(White Turks) ‘Peri’ and Siyah Türk(Black Turks) ‘Meryem’ characters express strong dualism of socio-political identities in Turkish society.
Understanding of dualism begins with the term ‘White Turks’. ‘White Turks’ was coined in the late 1980s to criticize the bourgeois middle class, who envied the West, represented by Europe. It symbolized urbanites, bourgeois elites, Kemalists, Westernists, and white collar. In contrast, Black Turks symbolized non-urban, lower-class, Muslims, traditionalists, and small business owners.
In the <ETHOS>, White Turks ‘Peri’ represents the secular, progressive, central, and elite people. Whereas Black Turks ‘Meryem’ represents the traditional, conservative, surroundings, and the general public. It is obviously a historical and traditional dualism of socio-political identities. However, as the storyline progressed, they developed an unexpected and contemporary socio-political identity that embraced each other.
As the television drama reflects society, the socio-political identity of contemporary Turks was decoded through <ETHOS> in this research. Furthermore, this research leads to a more profound understanding of contemporary Turks and Turkish society, since there was no similar research has been conducted i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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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현대 터키인, 정치사회적 정체성, 에토스, 드라마
Türkiye, Contemporary Turks, Socio-Political Identity, ETHOS, OTT Se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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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연구 ▎2023년 제 67 호 
DOI  http://dx.doi.org/10.18109/jeus.2023.67.381
튀르키예1) OTT 드라마 <에토스(Bir 
Başkadır)>에 나타난 현대 터키인의 정치사회적 정체성에 대한 소고*
강 지 선** ․ 오 종 진***
2)
차   례 
Ⅰ. 서론
Ⅱ. 드라마 <에토스>의 정치사회적 의미
Ⅲ. 터키인 정체성에 관한 통시적 고찰
Ⅳ. 현대 터키인의 정치사회적 정체성: 베야즈 튀르크(Beyaz Türk)와 시야 튀르크(Siyah Türk)
Ⅴ. <에토스>에 표현된 베야즈 튀르크와 시야 튀르크의 정체성
Ⅵ. 결론
 
  1) 2022년 6월, 터키공화국이 제기한 영문 국명 변경 요청을 UN이 승인함에 따라 영문 국가명이 ‘튀 르키예공화국(REPUBLIC OF TÜRKİYE)’으로 변경되었다. 한국 외교부에 기재된 ‘주한터키대사관’ 의 명칭 또한 ‘주한튀르키예대사관’으로 변경되었다. 그러나 튀르키예와 한국을 제외한 각국은 기존 
표기법을 유지 또는 병기하고 있디 (국명: Turkey/Türkiye, 언어: Turkish, 사람: Turkish). 향후 국 내에서도 국립국어원과 터키 정부, 학계가 '튀르키예’, ‘터키’ 단어와 관련하여 표현의 방향성을 논 의할 예정으로, 본고에서는 국명만을 ‘튀르키예공화국(약칭 튀르키예)’로 사용하고, 그 외의 활용은 ‘터키인’, ‘터키민족주의’, ‘터키 사회’ 등으로 표기하였다.
  * 본 논문은 2022학년도 한국외국어대학교 교내학술연구비와 2019년도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 (NRF-2019S1A2A3099822).
 ** 보아지치대학교(Boğaziçi University) 터키어문학과 박사과정
*** 한국외국어대학교 터키·아제르바이잔어과 교수

▎논문요약 ▎
본 연구는 튀르키예 OTT 드라마 <에토스(Bir Başkadır)>에 표현된 현대 
터키인의 정치사회적 정체성을 분석해보는 연구로, 현대 터키인과 터키 사 회를 이해하기 위한 기본적인 틀로 기능할 수 있는 대표적인 정치사회적 정 체성을 분석하여 이들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2020년 11월 방영된 <에토스>는 현대 터키 사회의 생생한 인간ㆍ사회 담론을 담고 있는 현대물이면서 최신작이기에 연구대상으로 선정되었으며, 연구자들은 등장인물의 서사·대사·비주얼 텍스트를 근거로 캐릭터가 보 여주는 정치사회적 정체성을 해석하고자 하였다.
연구의 핵심인 ‘현대 터키인의 정치사회적 정체성’은 ‘1923년 건국된 튀 르키예공화국의 국민으로서 동시대를 살아가는 터키인이 정치사회적 측면 에서 보유한 정체성’을 의미한다. 이는 튀르키예의 대원칙인 ‘터키식 세속 주의’를 기준으로 형성된 진보-보수 진영 간 논쟁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근현대사와 맞물려 있다. 이와 같은 역사적 배경에 근거하여 ‘베야즈 튀르 크’와 ‘시야 튀르크’라는 용어를 활용하여 현대 터키인의 정치사회적 정체 성을 분석하고자 한다.
1980년대 말, ‘베야즈 튀르크’는 유럽으로 대표되는 서구를 선망하는 부 르주아 중산층을 비판하기 위한 목적으로 조어되었다. 베야즈 튀르크는 도 시인·부르주아 엘리트·케말주의자·서구주의자·화이트칼라·기득권 을, 시야 튀르크는 非도시인·하층민·이슬람교도·전통주의자·소상공 인·非기득권을 상징하였다.
<에토스>에서 이들의 정체성은 극명하게 대조된다. 베야즈 튀르크 페리 (Peri)는 세속주의·진보·중앙·엘리트 키워드를, 시야 튀르크 메리옘 (Meryem)은 전통·보수·주변·민중 키워드를 대변한다. 그러나 서사가 진행되면서 두 인물은 서로를 대면하고 소통함으로써 상대를 포용하는 제 3의 정체성을 가지게 되었다. 이처럼 대립 프레임에 국한되지 않는 다원화 된 정치사회적 정체성은 오늘날 터키 사회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경향이라 할 수 있다.
주 제 어 : 튀르키예, 현대 터키인, 정치사회적 정체성, 에토스,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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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서론
1960년대 중반까지 광범위하게 사용되었던 ‘정체성(Identity)’ 개념은 시간이 흐를 수록 변화하며 재생산되고 있다. ‘정체성’은 20세기 정신분석학에서 논의되기 시작한 이후 20세기 후반 사회과학계의 통합주제 중 하나로 인식되면서, ) 개인적 의미를 부 각하기 시작했다. 개인적 의미가 강조된 정체성 연구는 아성이었던 심리학과 사회학 외에도 여러 학문 분야에서 수행되었다. 심지어 ‘정체성 연구’ 자체가 개별 학문으로 번성하기도 하였다. 현대의 정체성 개념 또한 다변화되고 있다. 이주민 정체성
(Immigrants’ Identity)과 젠더 정체성(Gender Identity)의 논의 범주가 확장되는 것 이 그 예이다. 정체성을 수식하는 단어는 그 자체로 동시대적 과제를 의미할 것이다.
동일한 맥락에서 국민국가(Nation-state)가 형성되던 시기의 동시대적 과제는 ‘국 민’의 정의였을 것이다. 1923년에 튀르키예공화국(이하 튀르키예)이 국민국가임을 천 명하며 건국된 이래, 튀르키예의 국부인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Mustafa Kemal Atatürk, 이하 아타튀르크)는 ‘터키인(Türk)’을 “튀르키예공화국를 건국한 터키 국민” 으로 정의했다. ) 이는 시민권과 민족정체성이 일치하는 근대의 ‘시민적’ 민족주의 사 상을 반영하고, 인종과 종교의 구분을 지워낸 정의였다. ) 그러나 민족정체성은 선 재하던 것이 아니라 역사·언어·문화의 영향을 받아 생성되는 것이었으므 로,  ) ‘터키인’ 개념 또한 기존에 아나톨리아를 중심으로 활동하던 ‘튀르크족’ 의 문화적 유산에 중점을 두고 있었다. 다시 말해 튀르키예는 실질적으로 다민족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국가 정책에 의해 'Türk' 정체성이 국민정체성과 민족정체성으 로 혼용되어왔다고 할 수 있다.6)
그러나 현대에 들어 이처럼 공고했던 ‘터키인 정체성’이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변
화를 유발한 가장 강력한 배경은 2002년 11월 이래로 21년째 정권을 유지하고 있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Recep Tayyip Erdoğan) 대통령과 여당인 정의개발당 (Adalet ve Kalkınma Partisi. 이하 AKP)이 촉발한 ‘현대 터키 사회의 변성’이라 할 수 있다. ) 
에르도안 대통령과 AKP의 정치적 입장은 튀르키예의 건국 이념인 ‘케말리즘 (Kemalism)’에서 벗어나 오스만제국과 이슬람교의 유산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선회해 왔다. ) 그로 인해 현대 터키 사회는 세속주의를 강조하며 유럽지향적 성격을 보였던 기존 터키 사회와 정치사회적으로도, 사회문화적으로도 매우 다른 모습을 보이게 되 었다. 일례로 에르도안 대통령과 최초로 베일을 착용한 영부인인 에미네 에르도안 (Emine Erdoğan) 여사는 이슬람교도 정체성을 강하게 표현한다. 이는 기존 국민정체 성의 구성에서 강력하게 배척되었던 종교성이 국가 지도자를 통해 공개적으로 강조되 는 모습으로, 현대 터키인의 정체성 변화에 있어 목도되는 가장 직관적인 예시라 할 수 있다. 이외에도 현대 터키인의 정체성은 과학기술의 발전, 삶의 양식의 변화, 국제 사회와 터키 사회의 정치사회적·사회문화적 변화 등으로 인하여 과거에 비해 더욱 복잡다단한 형상을 보인다.
이러한 현대 터키인의 정체성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어 화제에 올랐다는 평을 듣는 드라마 콘텐츠가 있다. ) 바로 튀르키예 OTT 드라마 <에토스(Bir Başkadır)>이다. <에토스>는 글로벌 콘텐츠 기업인 넷플릭스(Netflix)가 튀르키예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작하여 2020년 11월 12일 해당 플랫폼을 통해 방영한 8부작 드라마이다. 작품의 시대적 배경은 2019년이며, ‘사회 문제·TV 드라마’ 장르로 분류되어 있다. 베르쿤 오야(Berkun Oya)가 대본을 집필하고 연출하였고, ) 국문 및 영문 제목은 <에토스 (ETHOS)>로 ‘관습’을 뜻한다. ) 그러나 터키어 원제인 <Bir Başkadır>는 ‘무언가 다 른’, ‘특별히 다른 것’ 등으로 번역할 수 있다. 
이에 연구자는 튀르키예 OTT 드라마 <에토스> 드라마의 등장인물과 개별 서사 및 텍스트를 중심으로, 현대 터키인과 현대 터키 사회를 이해하기 위한 기본적인 틀로 기능할 수 있는 '현대 터키인의 정치사회적 정체성'을 분석하는 연구를 수행하고자 한 다. 

Ⅱ. 드라마 <에토스>의 정치사회적 의미
‘드라마’는 영화와 함께 담론을 생산하는 가장 대중적인 매체이자, 공유의 장이 다. ) 이미 대중이 자각하고 있는 문제 상황을 매체적 장치를 토대로 재구성한 산물 이 바로 드라마이고, ) 드라마 캐릭터와 텍스트는 대중의 욕망과 심리가 반영되어 창 조된 것이기 때문이다. ) 따라서 사회적 맥락을 전달하고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드 라마의 내용과 캐릭터, 텍스트는 대중, 즉 수용자 정체성 분석의 재료로 활용될 수 있 는 가치를 지닌다고 볼 수 있다.
연구자가 연구대상으로 <에토스>를 선정한 이유 또한 해당 드라마가 수용자 정체
성 분석 재료로서 보인 높은 활용 가치에 있다. 우선, 튀르키예의 국내 언론 내에서 <에토스>는 방영일 전부터 “지난 몇 주 동안 가장 많이 언급된 주제”였다.15) 11월 12 일 방영 이후 해당 드라마를 다룬 뉴스 기사의 도입부에도 “<에토스>는 방영되자마자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 “<에토스>가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는 평가가 제 시되는 등 한동안 <에토스>를 여러 측면에서 다룬 미디어 콘텐츠가 백출하였다.  ) 이러한 호의적인 평가는 드라마의 튀르키예 내 인기도를 통해 교차 검증될 수 있
다. 드라마의 흥행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객관적인 방법은 ‘콘텐츠 조회 수’일 것이다. 넷플릭스 정책상 플랫폼 내 조회 수는 확인이 불가하나, 방영을 약 1주일 앞 두고 넷플릭스 튀르키예 공식 유튜브 계정에 업로드되었던 공식 예고편은 방영 약 1 년이 지난 2022년 1월 14일을 기준으로 약 263만 회 이상 시청되었다. ) 이는 
15) Habertürk, 2020.11.12., “Netflix’in yeni dizisi Bir Başkadır! Bir Başkadır oyuncuları kimler? Bir Başkadır konusu ne?”, https://www.haberturk.com/netflix-in-yeni-dizisi-bir-baskadir-birbaskadir-oyunculari-kimler-bir-baskadir-konusu-ne-2867777-magazin, 검색일: 2022년 1월 14 일.
2020년과 2021년에 발표된 넷플릭스 튀르키예 오리지널 드라마 10편의 공식 예고편 조회 수 중 가장 높은 기록이다.
<그림 1> 넷플릭스 내 <에토스> 드라마 공식 소개 페이지
 
다음으로, <에토스>의 지역적 인기도를 증명할 수 있는 또 다른 증거는 ‘2020년 튀 르키예 구글(Google) 내 연간 드라마 검색 순위’에 드라마의 제목이 9위로 자리매김 하였던 기록이다. ) 2020년을 두 달도 채 남겨두지 않고 방영되었던 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검색 순위에서 드러나는 대중의 높은 관심도는 <에토스>가 터키 사회 내에 서 얼마나 회자 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셈으로, 드라마에 관한 언론의 열광적인 호응과 도 연결된다.
마지막으로, 본 드라마는 학계로부터도 큰 관심을 받았다. 연구자들은 이촌향도 현 상, 국내 이주에 의한 문화적 갈등, 정형화된 언어와 종교의 형성, 보수 정체성의 형 성, 도시 이미지, 지배문화, 감독 연구 등 다양한 관점에서 본 드라마를 분석하기도 했 다.
이에 연구자는 드라마 <에토스>가 구가한 지역적 흥행이 콘텐츠에 내포된 사회학
적 함의에 기인한다는 점, 해당 사회학적 함의가 현대 터키인의 정체성과 관련되어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해당 드라마가 현대 터키인의 정체성을 살펴보려는 본 연구의 대상으로 활용되기에 충분한 대상적 의의를 지닌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이토록 대중적인 관심사인 현대 터키인의 정체성을 중점적으로 다룬 국내 
연구는 부재하다. 터키인 정체성에 관한 기존 연구는 주로 정치적·역사적 시각을 바 탕으로 ‘종교, 여성, 개인과 사회’ 키워드와 연결되어 수행되었으며, ) 민족 정체성에 관한 연구로 확장되기도 하였다. ) 그러나 특정 성별이나 소수 종파에 한정되지 않은 터키인에 관한 연구, 특히 2000년대 이후의 동시대를 살아가는 현대 터키인의 정체 성에 관한 연구는 부재하였다. 터키 학계에서도 변화하는 터키인 정체성에 관한 연구 경향은 매우 조심스럽게 다원화되어가는 추세이다. ) 따라서 본 연구와 같이 급변하 는 현대 터키인의 정체성에 관한 연구는 지역학 연구로서 충분한 학술적 의의를 가진 다고 보여진다.
단, 정체성에 관하여 논할 시에는 논제에 가장 적합한 정체성에서 논의를 확장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접근법일 것이다. 현실 속 개인의 정체성은 지속적으로 변화하며, 학계의 정체성 연구 영역 또한 확장되어 가기 때문이다. 앤소니 기든스(Anthony Giddens)와 리차드 젠킨스(Richard Jenkins) 또한 그들의 저서에서 세계 속 개인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정치·사회·경제·문화적 환경 속에 정체성을 연구하는 과업을 일생에 걸쳐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던 바 있다. ) 이러한 맥락에서 현대 터키인의 정체성에 관한 첫 연구를 수행하게 된 연구자의 시각에서 현대 터키인의 정체성에 관 한 연구에 가장 적합할 뿐 아니라 필수적으로 논의되어야 하는 것으로 통찰된 정체성 은 ‘정치사회적 정체성’이었다. 
튀르키예는 동과 서, 작게는 아시아와 유럽, 유럽과 미국, 세속주의와 종교, 튀르크 세계와 이슬람 세계, 오스만제국과 튀르키예공화국 사이에 끼어 있다. ) 역사적으로 정치사회적 이원성을 지녔던 국가의 사회에서 정체성에 관한 논의는 언제나 뜨거운 감자일 수밖에 없다. 특히 상술한 바와 같이 건국이념과 관련하여 현대 터키 사회 내 에서 발생하고 있는 근본적인 정치사회적 변혁에 대한 의견 충돌 현상은 현대 터키인 의 정체성 중에서도 특히 정치사회적 정체성에 관한 논의를 촉발하는 요인이라고 생 각된다. 다시 말해 본 연구는 터키 사회의 모든 정체성을 살펴보는 연구가 아닌, <에 토스> 드라마에 표현된 정치사회적 정체성을 중심으로 현대 터키인과 현대 터키 사회 를 살펴보는 연구이다.
Ⅲ. 터키인 정체성에 관한 통시적 고찰
본 연구의 주제인 ‘현대 터키인의 정치사회적 정체성’은 1923년 건국된 튀르키예의 
국민으로서 동시대를 살아가는 터키인이 보유한 정치사회적 정체성을 의미한다. 그러 므로 본 연구는 터키인 정체성에 대한 개념적 이해를 기초로 한다.
우선, 서론에서 상술된 바와 같이 튀르키예에서 ‘Türk(터키어 발음: 튀르크)’라는 
단어는 혼용되고 있다. ‘Türk’는 튀르키예가 국민국가를 지향한다는 맥락에서 '국민정 체성'의 개념으로 사용되기도 하고, 언어·문화적 동질성을 지닌 집단의 맥락에서 튀 르크족(약칭 튀르크)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러나 튀르키예의 전신인 오스만제국 시대에는 이와 같은 개념이 부재하였다. 2천 만㎢를 넘는 광대한 영토를 다스려야 했던 오스만제국은 다문화·다인종·다종교 국 가였다 . 이러한 다원적인 사회 분위기를 상징하는 통치 전략인 밀레트(Millet) 제도를 통해 알 수 있듯, 오스만제국 신민들의 집단정체성은 종교 정체성을 기반으로 했다. 특히 아타튀르크를 중심으로 독립전쟁을 수행하던 시기(1919년~1923년)에 오스만제 국 내 무슬림 튀르크족 정체성을 유지하려던 이들과 국민국가·민족주의 개념을 수 용하며 새로운 정체성을 창조하는 것에 동의한 이들의 간극은 점차 넓어졌다.
이는 당대 문학작품에도 상세히 묘사되어 있다. 일례로 터키민족주의 사조의 대표 자인 야쿱 카드리 카라오스만오울루(Yakup Kadri Karaosmanoğlu)에 의해 저술되 어 튀르키예 건국 이후인 1932년에 첫 출간되었으며, 독립전쟁 시기를 묘사하고 있 는 소설 『들(Yaban)』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독립전쟁 기간에 중앙으로부 터 파견된 터키민족주의자 아흐메트 젤랄 대령은 시골에 거주하는 베키르 하사에게 이즈미르 지역의 군사적 중요성을 설파한다. 하사는 “저희는 시골 사람”이니 “다른 사 람에게 이야기하라”며 자리를 벗어나려 한다. 그러자 대령은 “당신은 그저 그런 시골 사람이 아닌 군 전역자”라며 화를 낸다. 하지만 하사는 이어지는 대화에서 대령을 확 실하게 타자화한다. 하사가 “당신도 케말 파샤 옆에 선 사람들에 속한다”며 대령과 자 신을 구분한 것이다. 대령이 “터키인이면서 어떻게 케말 파샤 편에 서지 않을 수 있는 가?”라고 묻자 하사는 “저희는 터키인이 아닙니다.”라고 답한다. 대령이 기대했던 답 이 아니었는지, 정체성을 묻는 대령의 질문이 이어진다. 하사는 다음과 같이 답한다. 
“저희는 이슬람입니다, 알라께 찬미를...(Biz İslamız, elhamdülillah...)”26)
그러므로 ‘터키인(Türk [튀르크])’ 정체성은 1923년 튀르키예의 국부인 아타튀르크
가 국민국가 형태의 신생국을 디자인하면서 창조해 낸 국민 정체성임에 틀림이 없다. 근대화 추진기에 사회지도계층에 의해 고안되어 민중에게 전파된 터키인 정체성은 ‘종교와 인종을 불문한 시민권의 맥락에서 정의된 것’이자, ) ‘공화국의 국민이 세속 화된 개인으로서 추구해야 할 신(新)모델’이었던 것이다. ) 이는 600년 이상 다원적 인 국가로 존재했던 오스만제국의 잿더미 위에 새로이 세워진 국민국가 체제를 공고 히 하기 위하여, 서로 다른 가치관을 상호 존중했던 민중을 대상으로 합치의 기준이 될 ‘보편적인 이상’을 제시하고 사회통합을 유도하기 위하여 진행된 정치적 작업이었 을 것이다. 민족주의에서 촉발된 국민국가를 ‘상상의 공동체(Imagined Community)’ 로 본 베네딕트 앤더슨(Benedict Anderson)의 사고와 궤를 같이하는 셈이다.29) 이처럼 ‘터키인 정체성’이 정치적으로 개념화된 용어임에도 불구하고, 그에 관한 논 의는 여전히 다층적이며 복잡하다. 

튀르키예의 인류학 석학인 보즈쿠르트 규벤츠
(Bozkurt Güvenç, 1926-2018)가 『터키인 정체성(TÜRK KİMLİĞİ, 1997)』이라 는 저서에서 ‘터키인이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으로 제시한 질문에서 그 다층 성과 복잡성을 추측해볼 수 있다. 우리 터키인은
아시아인인가, 유럽인인가?
무당인가, 무슬림인가, 세속주의자인가? 시골 정착민인가, 유목민 투르크멘인가?
파티 술탄 메흐메트 2세의 손자들인가, 아타튀르크의 자녀들인가?
이슬람의 검인가, 기독교의 벌인가?
오스만제국의 고아인가, 튀르키예공화국의 국민인가?
정복민인가, 피정복민인가?
호전적인 군인인가, 평화로운 민간인인가? 군대인가, 국민인가, 민족(부족)인가? 서양인인가, 서양의 수호자인가? 현대 사회인가, 역사를 품은 다리인가? 동양인인가, 아나톨리아인인가, 서양인인가?
우리는 누구인가?30)

이에 본 연구는 현대 터키 사회의 수많은 정체성 중에서도 대표적인 정체성을 섬
세하게 묘사한 드라마인 <에토스>로 분석 범위를 한정하고 있음을 분명히 한다. 본 
 
29) 베네딕트 앤더슨 저, 윤형숙 역, 『상상의 공동체 : 민족주의의 기원과 전파에 대한 성찰』, (서울: 나남, 2002).
30) Bozkurt Güvenç, Türk Kimliği, (İstanbul: Remzi Kitabevi, 1997), p. 21.
연구의 수행 목적이 현대 터키인이 보유하고 있는 모든 정치사회적 정체성을 제시하 는 것이 아니라, 현대 터키인과 터키 사회를 이해할 수 있는 기본적인 틀로 작용하는 정치사회적 정체성을 분석하여 이들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Ⅳ. 현대 터키인의 정치사회적 정체성: 베야즈 튀르크(Beyaz Türk)와 시야 튀르크(Siyah Türk)

튀르키예의 정치사회 담론은 ‘전통-현대, 동양-서양, 보수-진보’ 등의 대비되는 키워 드로 읽힌다. 이는 ‘이데올로기’뿐 아니라 ‘계급화·양극화·도시화’라는 사회적 현상 과도 연결되므로 다양한 시각에서 논의될 수 있다. 이러한 다층적 시각을 관통하는 핵심적인 역사적 배경 또한 존재한다. 바로 ‘근대화’이다.
튀르키예는 근대화라는 新사회구조 형성단계 위에 세워진 공화국이다. 오스만제국 
시기에 시작된 근대화를 향한 열망은 ‘탄지마트(Tanzimat)’ 개혁 이후 공식적인 경로 로 터키 사회에 스며들었다. ) 튀르키예는 근대화의 대표주자로 프랑스식 세속주의
(Laïcité)에 영향을 받은 ‘터키식 세속주의(Laiklik)’를 내세웠다.
특히 근대화를 서구화로 정의한 튀르키예의 국부 아타튀르크는 공화국 건국 이후 
세속주의를 강하게 주창하였다. 이는 이슬람교를 사적 영역에 국한하여 국가가 종교 를 통제하기 위한 정치적 행위였다. ) 이러한 행위는 ‘서구화로 대표되는 근대화를 통한 튀르키예의 번영 기원’과 ‘실패한 구체제를 상징하는 기억을 지워야 할 필요성의 대두’라는 정치사회적 정황에 기반했을 것이다. 아타튀르크를 따르던 공화국 건국의 주역이자, 대다수가 엘리트 계층에 속했던 ‘케 말주의자(Kemalist)’들 ) 또한 세속주의를 공화국 건국 철학과 개혁의 핵심으로 여겼
다. ) 이들은 자신들의 ‘문명적 우월함을 정의하기 위한 수단’이자 ‘근대화에 힘입은 조국의 발전을 주장할 강력한 명분’으로 세속주의를 수용하였고, 非엘리트를 식별하 고자 이슬람교를 ‘타자화’했다.  ) 그 이유는 공화국의 건국에도 불구하고 민중이 아직 오스만제국의 신민적이고 종교인적인 사고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같은 맥락에서 세속주의자였던 도시 엘리트는 개발주의·세속주의 담론 안에서 시 골 거주자를 ‘시야 튀르크(Siyah Türk; 검은 터키인)’로 이미지화하고, ‘도시인’이 ‘아 나톨리아 내륙인’보다 낫다는 생각을 조장했다. 계급화·양극화·도시화 진통이 수반 된 터키 사회의 근대화 과정에서 이슬람교는 ‘원시의 상징’으로 묘사되었던 반면, 세 속주의는 ‘서구의 근대성과 문명으로 가는 길’을 정의했던 것이다.36)
이러한 배경하에 세를 확장한 터키식 세속주의는 1937년에 이르러 공화국 헌법에 
불변의 원칙으로 기재되었다. 헌법상 세속주의는 ‘신성한 종교적 감정이 국정 및 정치 와 혼재할 수 없으며(서문)’, ‘모든 사람은 양심, 종교적 신념 및 신념의 자유를 가지고 (제24조)’, ‘피부색, 성별, 정치적 사상, 철학적 신념, 종교, 종파 및 이와 유사한 이유 로 차별 없이 법 앞에서 평등(제10조)’함을 의미한다. 근대화의 핵심이었던 ‘터키식 세속주의’는 정교분리를 위한 정책적 근거가 아닌,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정치사 회적 이념이었던 것이다. ) 
상기된 역사적 배경을 근거로 튀르키예의 진보 진영과 보수 진영이 형성되었다. 진
영  구분의 기준은 종교의 역할과 영향력에 대한 서로 다른 가치관이었다. 오늘날까지 도 논쟁 중인 터키민족주의와 이슬람교 간 화해의 문제 또한 ‘이슬람 국가’라는 이념 에 뿌리를 두고 있다.38)
신자유주의가 확산된 1980년대 이후, 세속화 노력은 제도로 대표되는 정치의 영역
을 벗어나 사회를 구성하는 개인의 영역으로 이전되었다. 공화국 초기 세속적이었던 정권과 비세속적이었던 개인은, 친이슬람 보수 정당인 AKP 집권 21년 차인 동시대에 비세속적인 정권과 세속적인 개인으로 탈바꿈하였다. 이는 과거 정치사회적 측면에서 구분된 '대표적인' 진보-보수 정체성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음을 뜻한다.
이러한 이원적 정체성은 ‘베야즈 튀르크(Beyaz Türk; 하얀 터키인)’와 ‘시야 튀르크 (검은 터키인; Siyah Türk)’라는 용어로 설명될 수 있다. ) 이 용어는 주로 미디어에 서 활용된다. 그러나 흑백의 인종차별적 뉘앙스 때문에 터키의 지식인, 언론인, 학자 들은 이 용어를 생활방식과 사회계층에 기반한 ‘사회적 이원론’을 내포하고 있는 ‘비 유적 표현’으로 사용한다. ) 용어 이해의 시작은 신조어였던 ‘베야즈 튀르크’가 출발 선이다.
‘베야즈 튀르크’ 용어를 개념화한 사람은 하베르튀르크(Habertürk) 언론사의 창립 자이자 언론인인 우푹 귤데미르(Ufuk Güldemir)이다.  ) 그는 경제 및 삶의 양식이 자유화된 1980년대의 후반부에 이 용어를 조어했다. 조어의 목적은 튀르키예의 경제 적·문화적 특권을 누린 중산층을 비판하기 위함이었다. 조어 및 활용의 역사적 배경 은 ‘동기간에 발생한 사회의 변화’에 있었다.42)
1980년대의 튀르키예는 공화국 역사상 최후의 쿠데타를 경험한 이후 사회적으로 는 경제적 자유화 및 사유화가 활성화되었고, 경제적으로는 세계 시장에 전면적으로 통합되었다. 신자유주의적 경제 개혁이 이루어지고 유럽연합 가입에 대한 사회적 열 망이 증대되면서 도시에 거주하는 중산층 사이에 새로운 초국적 계급 정체성이 형성 되었다. 더불어 대규모 이촌향도 현상이 발생하였다. 이는 경제적 변화, 내전의 발생 및 쿠르드족 마을의 강제 소개 정책의 집행에 의한 결과였다. 이어진 도시화 과정에 서 기존의 게제콘두(Gecekondu; 무허가 정착촌)는 교외 지역화되었고, 대도시 내 농 촌 이민자의 존재감은 강화되었으며, 각 지역은 “얻은 자들”과 “잃은 자들”로 분열되 었다.43)
이러한 현상은 언론에서 많이 다루어졌다. 특히 1980년대와 1990년대를 거치며 
급속한 기업화를 경험한 언론은 ‘새로운 터키인’ 개념을 구축하기 시작한 “극도로 보 수적인 미디어 엘리트”의 출현을 허용했다. ) 이에 기자와 비평가 집단은 ‘계급과 정 치’ 주제를 다룰 때 ‘베야즈 튀르크’ 용어를 활발히 사용했다. ) 그러므로 ‘베야즈 튀 르크’는 경제적·문화적 생활방식과 정치적 소속을 설명하는 용어이면서, ) 케말주의 자를 향한 비판이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베야즈 튀르크와 시야 튀르크 를 여러 면에서 비교할 수 있다.
<표 1> 베야즈 튀르크와 시야 튀르크에 대한 일반적 대조
세다 데미랄프(Seda Demiralp, 2012)의 연구와 크리스토프 람(C. Ramm, 2016)의 연구의 내용과 표현을 참고하여 연구자가 재구조화함.
베야즈  튀르크(Beyaz Türk) 시야 튀르크(Siyah Türk)
국문 해석 하얀 터키인(백인 터키인) 검은 터키인(흑인 터키인)
외모 특징 비교적 하얀 피부를 비롯해 유럽인의 특징을 가졌음을 간주 비교적 어두운 피부를 비롯해 동양인의 특징을 가졌음을 간주
전통적 출생지 도시 (2-3세대가 이스탄불 출신) 아나톨리아 지방, 농촌, 도시의 뒷골목(주로 
이스탄불이나 주요 대도시인 앙카라·이즈미르도 포함)
전통적 출신계급 중상류층, 중산층 (부르주아 엘리트) 하층
문화적 가치 서구의 이상을 수용 아나톨리아의 종교적·전통적 가치를 유지
문화적 성향 현대적, 많이 배운(educated), 교양 
있는 원시적(primitive), 후진적, 
(parochial) 지역적
정치적 성향 친국가적, 친군사적, 기득권적 (근대)국가 설립과 정권에 비판적
정치적 소속집단 케말주의 관료, 군인, 엘리트 이슬람 정치 운동 지지자
발화 언어 이스탄불 터키어 아나톨리아 방언이 반영된 터키어
교육 수준 높음 낮음
여성 의복 ‘현대적인’ 서구식 의복,
‘빛나는’ 가죽 구두 ‘전통적인’ 머릿수건(headscarf),
‘저렴한’ 나일론 신발
유사한
소득집단 내 직업 화이트칼라 직업(기업, 군대,
언론, 정부), 고위 관료, 일류 대학 관련직 개인 사업체 소유주
(소규모 상점주인, 중소기업 소유주)
대립 성향을 보이는 베야즈 튀르크와 시야 튀르크 정체성은 <에토스> 드라마의 초
반에 명확한 대비를 이룬다. 1980년대 말에 조어된 용어가 21세기 현대 터키 사회에 여전히 실존하는 것이다. 이 용어의 중요성은 현대 터키인의 정치사회적 정체성을 이 해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기준점을 제시하는 것에 있다.

Ⅴ. <에토스>에 표현된 베야즈 튀르크와 시야 튀르크의 정체성
넷플릭스 홈페이지에 기술된 <에토스> 드라마 소개글은 다음과 같다. “사는 형편이 
달라서, 자라온 환경이 비슷하지 않아, 머릿속에 자리 잡은 신념이 도저히 상대를 용 납하지 않아 서로를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 그래서 이들은 모두 혼자. 사람들은 자신 을 둘러친 벽을 넘어 서로에게 가 닿을 수 있을까.” ) 다시 말해서 본 드라마는 서로 다른 정체성을 지녔기에 타인을 이해할 수 없어 혼자만의 방에 갇혀 있는 현대 터키 인들의 모습을 묘사하고 이들의 화해를 타진해보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드라마의 서사는 주인공으로 시야 튀르크를 대변하는 ‘메리옘(Meryem)’이 잇따른 
기절에도 불구하고 특정 병명을 진단받지 못하고, 또 다른 주인공이자 베야즈 튀르크 를 표상하는 ‘페리(Peri)’가 진료하는 정신과에 상담을 받으러 오면서 시작된다. 서사 는 메리옘과 페리를 비롯한 등장인물들이 따로 또 같이 속해있는 튀르키예의 다양한 집단이 부여한 복수의 정체성을 표현하면서 거미줄처럼 이어진다. 특히 인물 중심 옴 니버스 기법이 활용되어 각 인물의 세계가 자세히 설명된다. 이러한 기법은 등장인물 에 대한 깊은 이해를 유도하는 서사적 장치로, 등장인물 분석 연구에도 타당성을 부 여한다.
이에 연구자는 <에토스> 등장인물 및 인물 관계망을 통해 베야즈 튀르크와 시야 튀르크를 대변하는 인물들에게 부여된 세계를 분석한 이후, 드라마에 표현된 베야즈 튀르크와 시야 튀르크의 정체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1. <에토스> 등장인물 및 인물 관계망
<에토스>의 등장인물은 주요 등장인물과 기타 등장인물로 나뉜다. 그중에서도 현 대 터키인의 정치사회적 정체성을 논의하는 데에 있어 가장 중요한 등장인물은 ‘페리’ 와 ‘메리옘’이다.
‘페리’는 튀르크인으로 미혼 여성이며, 공공병원 정신과 의사로 근무한다. 그녀는 외동딸이고, 이스탄불 내 부촌에 거주하며, 이스탄불 터키어를 구사한다. 게다가 튀르 키예 서구화의 상징인 로버트 칼리지에서 교육을 받았고, ) 방학에는 유럽으로 가족 여행을 다녔다. 이를 통해 페리가 부유한 상위계층 가정 출신임이 묘사된다. 또한 그 녀를 비롯해 그녀의 가족 중 여성 구성원들은 모두 베일을 착용하지 않으며, 이슬람 교 또한 믿지 않는다. 반면 ‘메리옘’은 ‘페리’와 동일한 튀르크인이고 미혼 여성이지만, 청소 도우미로 근 무한다. 그녀는 아버지가 남겨주신 유일한 유산인 촌집에서 친오빠인 ‘야신’의 가족과 함께 거주하며, 가정과 근무지의 가사를 도맡는다. 또한 메리옘은 이스탄불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시골 빈촌에 거주하며, 아나톨리아 터키어 방언을 구사한다. 그녀의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 졸업이다. 이러한 묘사는 그녀가 가난한 하위계층 가정 출신임을 드 러낸다. 아울러 메리옘은 과도한 가사노동 업무를 수행함에도 불구하고, 가정 내 전통 적 성역할에 의문을 품지 않는다. 이러한 수용적 태도는 종교적 영역에서의 전통적 가치관과도 연결된다. 그녀는 작품 내에서 오빠와 함께 마을의 종교 지도자인 알리 사디 호자를 신봉했던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그녀를 비롯해 모든 여성 가족 구성원 은 베일을 착용하며, 이슬람교를 관습적으로 믿는다.
다음으로 아래 표에서 주의 깊게 확인될 또 다른 항목은 ‘가족의 특징’이다. 이 항
목을 통해 등장인물의 여러 정체성과 해당 인물이 대표하는 사회 집단이 표현된다. 가족 간 대비 또한 명확해진다. 일례로 페리의 가족과 메리옘의 가족은 민족적으로 같은 튀르크인이다. 그러나 총 7개 항목으로 구성된 가족의 특징 중에서 두 가족은 ‘민족’ 외 다른 특징들에 있어 대립적인 면모를 보인다. 
<표 2> <에토스(Bir Başkadır)>의 주요 등장인물
 
이러한 대립적 면모는 <표 2>에 등장한 인물들 간의 관계를 시각적으로 정리한 내 용인 <그림 2> 인물 관계망에서도 보여진다. 연구자는 등장인물 인식의 용이성을 확 보하기 위하여 등장인물 칸에 직업 정체성을 명시하였다.
<그림 2> <에토스(Bir Başkadır)> 인물 관계망
 
<그림 2>에서 주의 깊게 볼 부분은 페리와 메리옘이 직업, 교육 수준, 가정환경뿐 아니라 형성하는 사회적 관계마저 정반대인 현대 터키인을 표상한다는 점이다. 페리 의 친구인 ‘귈빈’과 메리옘 가족의 친구인 ‘알리 사디 호자 가족’은 개인과 가족이라는 직관적인 이원적 상징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들은 튀르키예의 대원칙인 ‘세속주의’를 기준으로 ‘진보’와 ‘보수’로 통칭되는 정치사회적 군상을 표상한다. <에토스>의 등장인 물을 통해 현대 터키인의 정치사회적 정체성을 분석하는 본 연구의 논의 지점과도 연 결되는 부분이다. 

2. 베야즈 튀르크 ‘메리’와 시야 튀르크 ‘메리옘’
‘베야즈 튀르크(Beyaz Türk; 하얀 터키인)’와 ‘시야 튀르크(Siyah Türk; 검은 터키
인)’ 기호를 표현하는 등장인물은 ‘페리’와 ‘메리옘’이다. 드라마의 첫 장면에서 페리와 메리옘은 마주 보며 앉아 있다. 이들의 의상과 표정을 통해 묘사되는 시각적 대비는 매우 강렬하며 확실한 탓에, 이들이 상반되는 정치사회적 정체성을 표상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지 않기란 매우 어렵다.
페리 메리옘
   
앞서 논의한 바와 같이 ‘베야즈 튀르크 정체성’은 세속주의와 민족주의라는 CHP의 이념과 서구 표준에 따라 교육을 받은, 고등 교육기관에서 수학한, 세속적·민족적인 분위기의 가정에서 태어나 중산층 자격을 얻은, 예술에 정통한 진보적 정체성을 표상 한다. ) 특히 여러 세대에 걸쳐 도시의 삶을 누렸으며 상당한 문화적 자본을 보유한 권위 있는 화이트칼라 직업인을 의미한다. 따라서 로버트 칼리지 출신으로 미국에서 공부한, ) 취미로 요가를 하고 바에서 술을 마시는, 전문직인, 이스탄불 출신 가족의 구성원인 페리는 베야즈 튀르크 정체성을 대변한다. 반면 ‘시야 튀르크 정체성’은 페 리와 반대되는 배경에서 성장한 인물로 등장하는 메리옘 캐릭터와 일치한다.
진료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토속 음식을 만들어 페리에게 선물하는 메리옘과 채식
주의자이기 때문에 고기가 들어간 음식 선물을 받을 수 없다는 페리의 대화 텍스트는 그 자체로 강력한 상징이다. 이러한 장면들이 드라마 초중반에 계속 등장하며 두 등 장인물의 대비를 점진적으로 강화한다.
 
“그래, 나는 로버트에 다녔고, 대학 졸업 후 미국에 갔지.”  
“저는 초등학교밖에 안 나와 무식하고 시골 출신이라 이곳(이스탄불)과 안 맞지만, 선생님은 배운 사람이고 경험도 많잖아요.”
페리의 교육 수준 메리옘의 교육 수준
페리의 이동 수단은 택시이다. 그녀는 한 번에 목적지에 도달한다. 그러나 메리옘의 
이동 수단은 버스와 도보로, 여러 차례 환승을 해야 한다. 페리가 정신과 의사인 친구 를 찾아가 비용을 지불하고 상담을 받으며 정신적 성숙을 기대할 때, 메리옘은 마을 의 호자를 찾아가 무료로 질문을 하고 종교적 성숙을 기대한다. 무엇보다도 페리가 그녀의 정장처럼 타이트한 쇼트로 연출될 때, 메리옘은 피사체와 거리가 점점 멀어져 가는 쇼트 속에서 군중 속 한 명으로 대상화된다.
   
페리(개인)의 이동 장면 메리옘(군중 속 개인)의 이동 장면
페리와 메리옘 개인적 수준을 넘어 최소한의 사회적 공동체인 가족 공동체 수준에 서 수용자에게 전달되는 집합적인 이미지 또한 베야즈 튀르크와 시야 튀르크 가족의 전형성을 제시한다. 페리 가족의 집은 부촌인 보스포루스 해협 옆에 위치한다. 베일을 쓰지 않은 고용인인 페리의 여성가족구성원과 베일을 쓴 피고용인이 등장하며 대비를 이룬다. 가부장적이지 않은 가정 분위기, 살갗을 보이는 의복, 최신형 전자기기에서 습득한 정보에 관해 나누는 대화, 문화적인 소양이 내보여지는 집의 인테리어가 특징 적이다. 메리옘 가족의 집은 오래된 시골집들이 모인 산동네에 위치한다. 가부장적인 가정 분위기, 전통적인 주제의 TV 드라마를 시청하며 보내는 하루 끝의 휴식 시간,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한 외벽과 전통적이며 종교적인 집의 인테리어가 특징적이다.
페리의 가족과 그들의 집 메리옘의 가족과 그들의 집
   
   
단, 2000년대에는 베야즈 튀르크와 시야 튀르크 용어가 이전만큼 논쟁적인 인기를 
얻지 못했다. 2002년 AKP 집권 이후 보수적 중산층의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페 리는 귈빈과의 상담에서 그녀와 자신이 동일 계급이라 생각하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미국 유학 후 귀국했더니) 세상이 달라진 거야! 그들이 힘을 가졌고, 주류가 됐어. 나랑 너는 조국의 수족관 안에 사는 셈이지.”
실제로 2003년과 2015년에 에르도안 대통령은 자신을 “젠지 튀르크(흑인 터키인)”
로 정의하고 소속 정당 집권 전까지 엘리트 집단이 터키 국민 대다수를 억압해왔다고 발언했던 바 있다. ) 특히 2003년의 발언에서 에르도안 총리는 ‘무슬림’을 ‘터키의 흑 인’과 동일시한다.52) 세속적인 엘리트 집단과 보수적인 무슬림 집단이 대립하는 프레 임을 형성한 것이다. 따라서 터키 사회에서 흑백의 이분법은 종종 정치적으로 발생하 는 세속주의자와 이슬람주의자 간 충돌을 암시한다고 볼 수 있다.
드라마에서 페리와 메리옘을 지속적으로 대비시키며 인물 간 갈등을 유발하는 것 또한 이러한 정치사회적 정체성의 충돌을 표현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드라마에서 표 현된 바와 같이 2010년대 이후로도 여전히 베야즈 튀르크는 세속적·교육받은·소 수의 도시 출신 진보 집단의 은유로 기능하는 반면, 시야 튀르크는 종교적·교육을 충분히 받지 못한·다수의 시골 출신 보수 집단을 표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일 례로 2021년 3월, 이스탄불 주(州)가 관리하는 도시 곳곳의 광고판에 ‘여성의 사회생 활을 응원하는’ 공공 포스터가 부착되었던 바 있다.
<그림 3> 여성의 근로를 응원하는 이스탄불주의 공공포스터
 
캠페인 기획 의도는 여성도 남성과 동등한 직업적 기회를 가질 수 있음을 표현하는 것이었다. 포스터에는 여성 인물들이 크게 인쇄되었으며, ‘왜 안돼?’라는 문구와 함께 ‘남자들도 기계기술자가 될 수 있다!’, ‘남자들도 외과 의사가 될 수 있다!’, ‘남자들도 청소부가 될 수 있다!’라고 적혀 있다. 반어법을 사용한 것이다. 그러나 여성 인물 중 베일을 두른 여성은 단 한 명뿐이었는데, 그녀의 직업은 ‘청소부’였다. ) 공교롭게도 드라마에서 대표적으로 베일을 착용하는 인물인 ‘메리옘’의 직업 또한 ‘청소부’이다.
이처럼 오늘날까지도 유지되고 있는 베야즈 튀르크 정체성과 시야 튀르크의 정체
성을 내재한 이들 간의 갈등은 정치사회적 배경에서 파생된 것이었다. 2002년 AKP 집권 이후 보수적 중산층의 목소리가 커짐에 따라 이러한 이분법적 논리가 무결하게 적용될 수 없고, 위 용어가 1990년대만큼 활발히 사용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은 대립적 정체성이 터키 사회에 여전히 실존하는 것이다.
단, 드라마에서 페리와 메리옘은 갈등 단계에 머무르지 않는다. 극이 진행될수록 갈
등도 강화되지만,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도 더불어 행해진다. 너무나도 다른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던 페리와 메리옘은 극이 진행될수록 서로를 포용한다. 
전형적인 베야즈 튀르크 정체성을 대변했던 페리가 자신을 성찰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총 세 가지로, 아래 표와 같다.
<표 3> 페리의 자아 성찰 계기
계기 페리에게 미친 영향
메리옘이 내담자로 페리를 방문 내면의 무슬림혐오를 인식
‘멜리사’가 페리의 무슬림혐오에 관해 일침 무슬림혐오의 근원을 인식
베일을 착용하는 가정부의 이름을
다르게 부르는 엄마와의 통화 무슬림을 본인과 같이 실존하는 개인으로 인식
메리옘과의 상담 진행으로 내면의 무슬림혐오를 인식한 페리는 그녀와 비슷한 계
급이라고 판단되는, 요가원에서 만난 친구인 멜리사에게 혐오감에 관해 털어놓는다. 멜리사 역시 세속주의자이자 서구를 선망하는 여성으로, 배우로 일한다. 심지어 그녀 는 출연작을 “일반인들이 보는 드라마(Total işi)”라고 격하하며 소속 집단을 분리한
다. 그녀에게 ‘일반인’은 “아나톨리아, 게제콘두에 거주하는 보통의 가난한 시골 사람 들”이다. 페리는 멜리사를 통해 혐오감의 근거를 인식한다.
멜리사와의 대화를 통해 페리는 자신의 무슬림혐오가 가족으로부터 상속되었음을 알게 된다. 이후 페리는 진료실에서 어머니와 통화를 하던 중, 어머니가 베일을 쓴 현 가정부의 이름을 제대로 기억하지 않아 전 가정부의 이름을 부르는 실수를 하고서도 별일 아니라는 듯 대화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녀는 어머니의 실수를 정정 하고 내담자석을 응시함으로써 무슬림을 상상 속 군상이 아닌 실존하는 개인으로 인 식한다.
전형적인 시야 튀르크였던 메리옘 또한 변화를 겪는다. 그녀는 야신과 호자의 말만
을 따랐던 수동적인 태도에서 탈피하고, 실신증상이 억압된 감정으로 인한 신경증에 기인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메리옘에게 과학적인 정신의학적 상담 치료가 막연한 종 교적 조언보다 더 직접적인 도움이 된 것이다.
메리옘은 내면의 생각을 발화함으로써 객관적인 자아 성찰을 수행한다. 일례로 그 녀는 추종하던 알리 사디 호자가 아닌 젊은 종교인인 힐미 호자와 ‘삶의 의미’를 토론 한다. 힐미는 그녀에게 정신의학자이자 심리학자인 ‘칼 구스타프 융(Carl Gustav Jung)’을 소개하고,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인간, 제도, 종교의 틀을 벗어나야” 한다 고 조언한다. 이러한 소통과 학습의 결과로 메리옘은 오빠의 억압이나 호자의 조언이 아닌 스스로의 생각에 근거해 행동한다. 그녀는 힐미와의 관계를 발전시키고, 실신 증 세를 극복하고, 페리와 친구가 된다. 단, 메리옘이 이러한 변화를 겪었다고 해서 종교 적 가치를 경시하게 되었거나 베일을 쓰지 않게 되었거나, 가족을 부양하는 역할을 그만두었던 것은 아니다.
종국에 페리와 메리옘은 성찰과 소통의 과정을 통해 거대한 정치사회 담론이 형성
해 놓은 벽을 넘어 준거집단 내에서 타자화되었던 상대를 마주했다. 포용을 향해가는 상호수용의 과정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온전히 고집하지도, 부정하지도 않았다. 개인의 변화하는 정치사회적 정치성을 표현한 것이다. 터키 사회의 정치사회 담론이 전형적 으로 이분화해 온 ‘베야즈 튀르크’와 ‘시야 튀르크’ 외에도 다분히 현대적인 정체성인 ‘포용하는 정체성’을 보여준 셈이다. 결론적으로 현대 터키 사회에는 이와 같은 이분 법적인 정체성만이 아닌 다원화된 정체성들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Ⅴ. 결론
 본 연구는 튀르키예 OTT 드라마 <에토스(Bir Başkadır)>에 표현된 현대 터키인 의 정치사회적 정체성을 분석하는 연구로, 현대 터키인과 터키 사회를 이해할 수 있 는 기본적인 틀로 작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정치사회적 정체성을 분석하여 이들에 대 한 이해를 증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드라마는 영화와 함께 담론을 생산하는 가장 대중적인 매체이자 공유의 장으로, 대
중의 일상 속 갈등 상황을 재구성한 현실의 거울이다. 그러므로 2020년 11월 방영된 현대물로 비교적 최신작이며, 현대 터키인과 터키 사회를 생생하게 묘사하여 흥행에 성공했다고 평가받는 드라마 <에토스>는 수용자 정체성 분석의 재료로서의 활용 가 치를 가진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본 연구는 터키 사회에 존재하는 모든 정체성을 살펴 보는 연구가 아니라 <에토스> 드라마에 표현된 정치사회적 정체성을 분석하는 연구 이므로, 연구자들은 드라마 등장인물의 서사·대사·비주얼 텍스트를 근거로 개별 캐 릭터가 보여주는 정치사회적 정체성을 해석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의 핵심인 ‘현대 터키인의 정치사회적 정체성’은 ‘1923년 건국된 튀르키예
의 국민으로서 동시대를 살아가는 터키인이 정치사회적 측면에서 보유한 정체성’을 의미한다. 이는 튀르키예의 대원칙인 ‘터키식 세속주의’ 이념을 기준으로 형성된 진보 -보수 진영 간 논쟁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튀르키예의 근현대사와 맞물려 있다. 터키 근현대사의 핵심 용어는 ‘중앙-주변’이고, 현대화 경향을 가진 세속적인 관료와 이에 반대하는 더 많은 수의 민중이 특징이며, 터키 사회의 기본 구조가 ‘현대-전통’이라는 이원적 틀 안에 자리한다. ) 이러한 대비에 근거하여 현대 터키인의 정치사회적 정체 성을 ‘베야즈 튀르크’와 ‘시야 튀르크’라는 용어로 설명할 수 있다.
‘베야즈 튀르크’와 ‘시야 튀르크’라는 대립적 용어 사용은 '베야즈 튀르크’가 조어되 며 시작되었다. 조어 시기는 ‘신자유주의의 사회경제적 침투’와 ‘폭발적인 이촌향도 현 상’이라는 거대한 사회 변화가 발생한 1980년대 말이며, 조어 목적은 계급과 정치 문 제를 논의하는 때에 부르주아 케말리스트 계층을 비판하기 위함이었고, 용어의 주 무 대는 미디어였다. 베야즈 튀르크는 도시인·부르주아 엘리트·케말주의자·유럽 중 심 서구주의자·화이트칼라·기득권을, 시야 튀르크는 非도시인·하층민·이슬람교 도·전통주의자·소상공인·非기득권을 상징하였다.
서로 다른 정체성을 지녔기에 타인을 이해할 수 없어 혼자만의 방에 갇혀 있는 현 대 터키인의 모습을 묘사하고 이들의 화해를 타진해보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던 <에토 스> 드라마에서도 베야즈 튀르크와 시야 튀르크의 정체성은 간명하게 대비된다. 베야 즈 튀르크 페리는 진보·중앙·근대화·세속주의 키워드를, 시야 튀르크 메리옘은 보 수·주변·민중·전통 키워드를 대변한다.
이러한 등장인물의 존재는 1980년대 말에 조어된 용어가 21세기 현대 터키 사회 에도 실존함을 함의한다. 따라서 ‘베야즈 튀르크’는 생활방식과 사회계층에 기반한 정 치사회적 이원론을 함의하는 비유적 표현이자 현대 터키인의 서로 다른 정치사회적 정체성을 해석하는 기준점이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상술한 바와 같이 정치사회 정체성의 전형적인 대립항을 보여준 등장인물은 베야 즈 튀르크를 대변하는 페리와 시야 튀르크를 대변하는 메리옘이었다. 그러나 서사가 진행되면서 두 인물의 정치사회적 정체성은 대립 프레임에 국한되지 않았다. 정체성 중 일부는 공고해지기도, 변화하기도, 소멸하기도 하였으며 일부는 집단정체성보다 강 력해지기도 했다. 극이 진행될수록 페리는 베일을 착용하는 가정부의 이름을 잊어버 린 어머니를 비판함으로써, 메리옘은 더는 호자를 맹신하지 않음으로써 변화해나갔다. 극 후반부에 이들은 서로를 대면하고 소통함으로써 상대를 포용하는 새로운 정체성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정체성이 다원화되어가는 중에도 페리는 전형적인 베야즈 튀 르크인 부모님을 정상의 범주로 한정하였고, 메리옘 또한 호자에게 페리와의 상담 사 실을 밝히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두려움에 떨기도 했다. 이처럼 대립 프레임에 국한 되지 않는 다원화된 정체성은 오늘날 현대 터키인과 터키 사회에서 확인되는 새로운 경향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연구자들은 서구를 중심으로 한 외부적 시각에서 수행되어 온 튀 르키예에 관한 연구는 AKP의 이슬람화 정책을 확대 해석 및 평가하는 경향을 지닌다 는 점과 튀르키예 내부의 시각과 괴리가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고자 한다. 이 는 외부의 부정적 평가와 분석에도 불구하고 에르도안 대통령이 승리한 최근의 튀르 키예 대통령 선거 결과를 통해서도 통찰된다. 튀르키예의 국민 중 약 21%는 서구적 이며 진보적인 좌파, 약 35%는 종교적인 우파이며 약 34%가 중도 성향이고, 약 10%는 정치적 시각을 드러내지 않는다.56) 그러므로 터키는 중도 계층의 선택에 따 라 정권과 정책 방향이 결정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외부와 내부의 시각 간 괴리를 넘어 현대 터키 사회 내 대립과 화해가 공존함을, 나아가 진보와 보수를 이해하는 중 간지대적 정체성들이 존재함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연구는 베야즈 튀르크와 시야 튀르크가 의미하는 진보-보수의 이분법적 대립이 터키 사회에 여전히 실존하고 있으며, 이와 같은 이분법적 대립이 터키 사회를 이해할 수 있는 틀 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고 생각된다. 나아가  본 연구는 다원화된 중간지대 적 정체성을 지니는 현대 터키인들이 현대 터키 사회에 중요하게 자리매김 하고 있음 을 보여주는 사례연구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본 연구는 현대 터키인의 정체성을 복합적으로 분석한 국내 기존 연구가 부재한 상황에서 현대 터키인의 정치사회적 정체성에 동시대성을 반영해낸 연구이자, 특수지역을 연구하는 외국인 연구자가 수행할 수 있는 실험적인 연구라는 점에서 독 창적인 학술적 의의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본 연구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정체 성의 동시대적 모습을 다루었다는 점에서 현대 터키인에 대한 이해, 이들이 구성하고 있는 터키 사회에 대한 이해 증진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본 연구에 대하여 하나의 드라마만을 소재로 삼았다는 지적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하나의 드라마에도 사회는 반영되며, <에토스>는 동시대 드라마 중 연구대상 과 유사한 상징적 의미를 지니는 드라마를 찾기 어려울 만큼 희귀한 콘텐츠이다. 또 한, 드라마의 등장인물 일부에게 전형성이 부여되어 동시대 사회문화적 관점에서 반 영되지 못한 정체성이 존재한다는 것도 아쉬운 점이다. 물론 전형성의 부여에는 각 집단의 대표적인 모습을 보여주려는 감독의 목적이 반영된 것으로, 전형성은 드라마 적 허용에 의해 '극대화된' 정체성의 묘사를 뜻한다. 이는 오히려 등장인물들이 묘사한 현대 터키인의 모습이 터키인과 터키 사회를 이해하기 위한 기본적인 틀로 기능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게다가 제한된 시간 내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영상콘텐츠의 특성상 모든 정체성이 등장하기는 불가능하다는 점도 언급되어야 할 것이다.
이에 연구자는 앞으로도 유사한 맥락에서 현대 터키인의 정치사회적 정체성을 다 룬 많은 작품을 발굴하고 분석하여 동시대성을 반영해낼 수 있기를 바라며, 이를 후 속 연구로 진행하고자 한다. 더불어 <에토스>에 표현된 종교 정체성과 민족 정체성 또한 정치사회적 영향을 받아 현대 터키인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주요 요소이다. 그러
 
56) YAĞCI, Alper H. "Türkiye’de Bireylerin Sol-Sağ Ayrımına Göre Konumlanışı: Dünya Değerler Araştırması 1990-2018 Verilerinin İncelenmesi." Marmara Üniversitesi Siyasal Bilimler Dergisi. Vol. 10. No. 1 (2022), p. 30.
므로 종교 및 민족 정체성에 대한 분석 또한 후속 연구로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에토스(Bir Başkadır)>는 ‘변화로 이끄는 내밀하
고 진실한 튀르키예의 이야기’라는 찬사를 들을 만큼 현대 터키인의 진실한 정체성을 극적으로 표현해낸 드라마였다고 일컬어진다. ) 나아가 본 연구는 아시아와 중동으로 대표되는 ‘동’과 유럽으로 대표되는 ‘서’를 잇는 흥미로운 다원성을 지닌 튀르키예를 다루는 지역학 연구로서도 유의미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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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
A Study on the Socio-Political Identity of Contemporary Turks:
Focusing on the Turkish OTT Series ETHOS(Bir Başkadır)*
Jiseon KANG** ․ Chong Jin OH***
58)
 Since the founding of the Turkish Republic in 1923, Turkish society has emphasized a single 'Türk' identity on a national level. However, recent socio-political changes have led to a trend of identity transformation in Turkish society. This study aims to explore the socio-political identity of contemporary Turks by examining the Netflix Turkey Original Series <ETHOS (Bir Başkadır)>.
  <ETHOS> was selected as the research case because it contains a vivid portrayal of contemporary Turks and Turkish society. The research method used in this study is an analysis of identities expressed on <ETHOS> based on the characters’ narratives, lines, and visual text. However, it is significant to mention that this study did not examine all socio-political identities of contemporary Turks and concentrated only on those depicted in <ETHOS>.
 
  * 본 논문은 2022학년도 한국외국어대학교 교내학술연구비와 2019년도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 (NRF-2019S1A2A3099822)..
 ** Ph.D. Student, Department of Turkish Language and Literature, Boğaziçi University
*** Professor, Department of Turkish-Azerbaijani, Hankuk University of Foreign Studies.

 Socio-political identities, which are conveyed constantly from the first scene of the series, depict the debate between the progressive and conservative camps formed based on the great principle of the Turkish Republic, "Turkish secularism(Laiklik)“. Most of all, Beyaz Türk(White Turks) ‘Peri’ and Siyah Türk(Black Turks) ‘Meryem’ characters express strong dualism of socio-political identities in Turkish society. 
  Understanding of dualism begins with the term ‘White Turks’. ‘White Turks’ was coined in the late 1980s to criticize the bourgeois middle class, who envied the West, represented by Europe. It symbolized urbanites, bourgeois elites, Kemalists, Westernists, and white collar. In contrast, Black Turks symbolized non-urban, lower-class, Muslims, traditionalists, and small business owners.
  In the <ETHOS>, White Turks ‘Peri’ represents the secular, progressive, central, and elite people. Whereas Black Turks ‘Meryem’ represents the traditional, conservative, surroundings, and the general public. It is obviously a historical and traditional dualism of socio-political identities. However, as the storyline progressed, they developed an unexpected and contemporary socio-political identity that embraced each other.
  As the television drama reflects society, the socio-political identity of contemporary Turks was decoded through <ETHOS> in this research. Furthermore, this research leads to a more profound understanding of contemporary Turks and Turkish society, since there was no similar research has been conducted in Korea,
Key words: Türkiye, Contemporary Turks, Socio-Political Identity, 
ETHOS, OTT Series
논문접수일: 2023.7.24 논문심사일: 2023.8.07 게재확정일: 2023.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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